서울, '정치 1번지 종로'·'대통령실 용산' 한판승부…'불출마 선언' 한동훈 역할론 촉각
경기, 수부도시 수원 각축전…'서울메가시티'·'경기북부특별자치도' 핵심 이슈
인천, '민주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판세 변수…이재명 계양 재선 도전 주목
예비후보 등록 |
서울의 경우 '정치 1번지' 종로와 대통령실이 이전한 용산을 중심으로 여야 거물급 인사들의 한판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역할과 판세에 끼칠 영향이 주목된다.
의석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는 수부 도시 수원 등을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으며 '서울 메가시티 조성',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등의 핵심 이슈에 대한 표심의 향배도 관전 포인트다.
인천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한 재판·수사 결과가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계양 재선 도전 여부와 함께 국민의힘 대항마가 누가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그래픽] 22대 총선 선거구 획정안 시·도별 조정 내역 |
◇ '수도 서울' 승자는…국민의힘 "수복 총력" vs 민주 "절대 수성"
수도 서울 유권자들의 표심을 쟁취하기 위한 여야 각축전은 날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선 서울 49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이 41곳을 얻으며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8석)에 압승했는데, 이번 총선에선 국민의힘은 '서울 수복'을, 민주당은 '서울 수성'을 목표로 총력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서울 종로구에는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지난달 출마 선언을 하며 정식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역 의원은 같은 당 최재형 의원이다.
민주당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이 지역에 도전하며,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도 서울 서대문을 또는 종로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이전으로 정치적 주목도가 높아진 용산 지역 승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이 현역인 곳으로, 민주당에선 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 등이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의힘에선 새 사령탑으로 온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총선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날(26일) 취임식에서 지역구나 비례대표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한 비대위원장의 쇄신 노력 등 역할 정도에 따라 총선판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불출마 선언과 별개로 수도권 출마를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가 이어질 수도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원래 지역구인 강남을에 다시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한 지도부 인사는 통화에서 "서울 선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만, 한 비대위원장 등판을 계기로 혁신의 바람이 계속 이어진다면 분위기 역전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원내사령탑 홍익표 원내대표가 '여당 텃밭'으로 불리는 서울 서초을에 도전장을 내밀며 서울 선거 승부수를 띄웠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은 홍 원내대표의 서초을 도전으로 '무주공산'이 된 중·성동구갑을 노리고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서울 출마를 확정 짓고 지역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도부 인사는 통화에서 "현 지형으로는 민주당이 유리하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서울은 몇백표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박빙 지역구가 많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총선' 개표 실습 |
◇ 수부도시 수원서 최대 격전 예고…경기도도 여야 각축전
전국 최다인 59석의 경기도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51석을 석권했고 미래통합당은 7석을 얻는 데 그쳤다. 앞서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40석, 새누리당 19석이었다.
그러나 작년 6월과 올해 3월 치러진 분당갑과 안성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이 완승하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31명의 시장·군수 가운데 국민의힘이 22명 당선된 만큼 승부 예측이 쉽지 않다.
최대 격전지는 경기지역 정치 1번지로, 단일 기초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5석이 배정된 수원이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싹쓸이했지만, 국민의힘이 영입 인재와 장관 출신 인사들을 서둘러 배치하며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어 각축이 예상된다.
김현준 전 국세청장, 방문규 산업통상부 장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수원정) 등이 현역인 민주당 김승원(수원갑)·김영진(수원병)·박광온(수원정) 의원 등과 일전을 벼르고 있다.
보수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북부지역의 경우 남양주병이 눈길을 끄는데,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현역 김용민 의원에 맞서 국민의힘에서는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조 전 시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 하천정비 원조 논란 등을 놓고 대립하다가 지난해 민주당을 탈당한 바 있다.
이밖에 민주당(출신) 현역 의원(김진표·오영환·이탄희)이 불출마를 선언한 수원무·의정부갑·용인정과 중량급 전직 의원(심재철·문학진)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안양동안을·광주을 등의 선거 결과도 주목된다.
용인갑의 경우 국민의힘 정찬민 전 의원이 뇌물수수죄로 의원직을 잃고, 민주당 지역위원장이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재판받는 상황이라 무주공산을 차지하려는 후보군만 20여명에 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서울 메가시티' 조성 이슈가 김포·구리·하남시 등 이해관계가 얽힌 지역유권자들의 표심을 어느 정도 파고들지도 관심사다.
민주당 소속의 김동연 지사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와 관련한 주민투표를 정부에 요청하며 북부지역의 단골 이슈인 '분도(分道)'도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평택·하남·화성에 지역구가 1곳씩 늘어나고 반대로 부천·안산은 1곳씩 줄어드는 내용의 국회 제출 선거구획정안이 확정될 경우 해당 지역 선거 구도에 끼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
◇ '민심 풍향계' 인천, 민주 돈봉투 의혹 변수에 이재명 재선 도전 주목
'선거 민심의 풍향계'로 불리는 인천에서도 여야가 일전을 준비 중이다.
인천은 출신 지역별 인구 구성에서 토박이가 적은 반면 전국 각지에서 이주한 주민이 많아 역대 각종 선거 때마다 전국 판세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2016년 20대 총선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7석, 새누리당 계열 6석(당시 무소속 안상수·윤상현 의원 포함)으로 접전 끝에 어느 쪽도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2020년 20대 총선 때는 민주당이 인천 13석 중 중구강화옹진과 동구미추홀에서만 지고 11석을 석권하는 압승을 거뒀다. 이는 당시 총선에서 민주당이 미래통합당에 완승한 전국 판세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는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인천 정치인들의 재판·수사 결과가 지역 총선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의혹이 불거지자 민주당을 자진 탈당한 인천의 윤관석(남동을·3선)·이성만(부평갑·초선) 의원 중 윤 의원은 재판에 넘겨져 지난 18일 결심 공판에서 정당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5년이 구형됐다. 이 의원의 경우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해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특히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가 구속되면서 지역 정가에서는 같은 당 허종식(동구미추홀갑) 의원을 비롯한 다른 정치인들로 수사가 확대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같은 돌발변수가 불거지면서 지난 총선에서 인천 13석 중 11석을 석권한 민주당 입장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최대한의 의석을 지키겠다는 목표가 어느 수준에서 실현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대진표도 관심사다.
위례·대장동 특혜개발 의혹 등으로 기소된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와 당내 비명계의 '험지 출마' 요구를 딛고 계양을에서 재선에 도전할지 주목된다.
현재 국민의힘 대항마로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의 계양을 '자객 공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 남동을 선거구에서는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3선의 윤 의원이 불출마함에 따라 본인 의사와 상관 없이 민주당 소속인 박남춘 전 인천시장이 출마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에서는 언론인 출신인 고주룡 전 인천시 대변인과 이 지역 재선 의원인 이원복 전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한주홍 김철선 이우성 노승혁 최해민 최종호 신민재 기자)
c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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