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 불가 기조 확고…모레 의총서 대통령 거부권 건의 논의할 듯
특검 거부 역풍 우려도…"대통령 친인척 감시 필요" 의견 대두
한동훈 비대위원장 수락연설 |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안채원 기자 = 국민의힘은 26일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를 예고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정치 특검으로 규정하고 부당함을 알리는 여론전에 집중했다.
전날 정부, 대통령실과 긴급 협의회를 열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에 '수용 불가' 입장을 정하고, 특검은 '민주당의 정치 공세'라는 프레임으로 맞서려는 모습이다.
이날 공식 취임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총선을 위한 악법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당에서, 원내에서 어떻게 대응할지는 충분히 보고 받고 같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법무부 장관으로서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선전·선동을 하기 좋게 시점을 특정해서 만들어진 악법"이라고 밝힌 입장을 유지한 것이다.
앞서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여사 특검법과 '50억 클럽 특검법' 등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이른바 '쌍특검법'을 강경한 어조로 규탄했다.
윤 권한대행은 "도이치모터스 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 내외를 모욕하고 이를 득표에 활용하겠다는 목적이 명확하다"면서 "50억 클럽 특검법은 검찰이 하는 대장동 수사를 지연시켜 총선 동안 이재명 대표에 대한 대장동 사건 재판을 물타기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권한대행은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에서 국민 주권을 교란하겠다는 악의적인 법이기 때문에 다른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당당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총선용으로 밀어붙이는 악법임을 알면서도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그것이 공정을 훼손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민주당이 악법이 거부될 것을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것이라면 '올해의 연기대상'감"이라고 비판했다.
당의 기조는 '특검법 수용 불가'로 정리됐지만, 윤 대통령이 국회를 통과한 특검법을 거부할 경우 불어닥칠 수 있는 역풍을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7~8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를 보면 윤 대통령이 김 여사 특검법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70%에 달했다.
이 때문에 특검법 수용을 거부하더라도 특별감찰관 신속 임명, 제2부속실 설치 등 '김 여사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이 병행돼야 역풍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태경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특별감찰관을 당연히 두어야 하고, 대통령 친인척을 관리·감시하는 민정수석실이 필요하다"며 "반성하고 다시 한번 약속을 굳건히 하면 (김 여사) 비호감도 문제는 상당히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하면 여론을 고려해 특검법의 '독소조항 제거, 총선 이후 수사'라는 조건부 수용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윤 권한대행은 이 같은 조건부 수용 가능성을 기자들이 묻자 "이 시점에서 민주당도 (조건부 특검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안 처리를 예고한 본회의가 열리는 28일 의원총회를 소집해 대통령 재의요구권 공식 건의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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