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 임현준 전남대 교수 공동연구 결과 발표
"고금리·고유가 충격, 1년 이상 시차두고 영향…지정학리스크는 반짝"
국내에서 제조업 비중이 높거나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미국 통화정책(금리인상)이나 고유가 등 대외충격에 따른 후폭풍을 고스란히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짧고 지역 간 격차가 크지 않아 과도한 심리 위축 방지 필요성이 제기됐다.
26일 한국은행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과 임현준 전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2023년 12월 지역경제보고서에 수록된 '대외충격에 대한 지역별 반응의 이질성 분석' 공동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역경제가 미국 금리인상과 국제유가 불안, 우크라이나 전쟁 및 이스라엘 전쟁 등의 영향을 동시에 받은 대외충격이 지역별 생산과 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이 개발한 지역경기전망지수(RECI)를 활용해 대외충격에 대한 지역별 경기 반응을 포착한 결과 미국 통화정책과 유가 충격이 지역 생산을 감소시키는 효과는 1년 이상 시차를 두고 서서히 나타났다. 다만 지정학적리스크 충격은 즉시(1~3분기) 나타났다가 빠르게 소멸됐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통화정책 충격 영향은 3년(12분기)이 지난 시점에도 통계적으로 유의해 유가 충격(6~10분기)보다 오래 지속됐다"면서 "대외충격에 따른 고용 반응도 생산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또한 제조업 비중이 높거나 대외개방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고령화가 심화된 지역일수록, 비정규직 비중이 높을수록, 가계부채가 많이 누적된 지역일수록 미국 통화정책 및 유가 충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지정학적리스크 충격에는 지역별 반응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에 한은은 제조업 비중이나 부채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대외충격 발생시 기업과 주 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을 감안해 재정지출 등을 신속히 조정할 수 있는 유연한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나 지정학적리스크 충격의 경우 정부 주도로 시나리오 분석 등을 통해 취약 부문 위험에 대비하면서도 과도한 심리 위축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통화정책 충격 영향이 오래 지속되는 만큼 경제주체들이 중장기적인 시계에서 부채조정 등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제유가 충격에 대해서는 비영구적인 가격조절 정책 등을 통해 유류 구입부담을 가능한 평활화하는 방안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주경제=배근미 기자 athena350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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