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외인 '반도체주' 담고…개인 '이차전지주' 올인
올해 하반기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집중 순매수한 반도체 주들이 양호한 수익률을 거둔 반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들의 수익률은 저조했다. 개인투자자들은 하반기 낙폭이 컸던 이차전지 관련주를 중심으로 집중 매집에 나선 결과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7월 3일~12월 22일) 기관 투자자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의 주가 수익률(22일 종가 기준)의 산술 평균치를 계산해보니 17.52%로 집계됐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7.62%, 개인은 -12.08%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관 투자자의 수익률을 이끈 종목은 반도체 관련주다. 반도체 빅2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21.7%, 4.8% 상승했다.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종목은 삼성에스디에스로 39.4% 뛰었다. NAVER(17.3%)와 삼성전기(4.4%)까지 5위권 모든 종목이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하락 종목은 1개에 그치면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고금리 완화 기대감에 외인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담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15.6%)과 기아(7.7%)도 순매수 상위 종목이었다.
외국인 투자 상위 5개 종목 중 에코프로가 11.7% 내려 유일한 하락세를 보였다. 개인 투자자는 △POSCO홀딩스(23.5%) △LG화학(-26.8%) △LG에너지솔루션( -24.4%) △삼성SDI(-33%) △포스코퓨처엠(0.30%) 등 이차전지주를 중심으로 담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20위권 내에는 엘앤에프, 포스코인터내셔널, LS머트리얼즈, SK이노베이션 등 다수의 이차전지 종목이 포진했다. 기관과 외인이 아모레퍼시픽, 삼성물산 등 그간 시장에서 소외받던 저평가 우량주를 매집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개미들의 '이차전지 사랑'은 여전했지만, 수익률 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이다. 지난 상반기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은 POSCO홀딩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이었는데 이차전지주의 급등 랠리에 외인·기관의 수익률을 크게 압도한 바 있다.
하반기에 들어서며 이차전지 업종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전망이 어두워지기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차전지 업종은 현재 전기차 수요 둔화, 수주 공백기 진입, 미국 대선에 따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불안정성 등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재료가 산적한 상황이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섹터에 대한 단기 트레이팅 전략은 유효하지만 내년 다양한 불확실성 및 삼원계 배터리 수요 둔화의 장기화 등으로 단기 주가 급등 시 비중을 축소해 나가는 전락이 필요하다"며 "업종 내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기관 투자자가 12월 들어 가장 많이 순매수한 10개 종목은 △삼성전자 △셀트리온 △에코프로머티 △HMM △기아 △현대차 △삼성전기 △카카오 △삼성물산 △씨에스윈드 순이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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