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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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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SF 성탄 선물?…MLB닷컴 "스타인지 모르지만 개성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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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일원이 된 이정후(25)를 샌프란시스코 팬들을 위한 2023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평가했다.

MLB닷컴은 25일(한국시간) 크리스마스를 맞아 "모든 메이저리그 팬들을 위한 휴일(성탄절) 소원 한 가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빅리그 30개 구단의 팬들이 바라는 최고의 시나리오를 언급했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이정후가 주인공이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 1500만 달러(약 1628억 7500만 원)에 계약을 맺으면서 내년부터 빅리그에서 뛰게 됐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발표에 따르면, 이정후는 빅리그 데뷔 시즌인 2024년 7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2025년 1600만 달러, 2026년과 2027년에 2200만 달러, 2028년과 2029년에 205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계약금도 500만 달러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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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닷컴은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에 명확한 정체성을 부여한다"며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스타인지 아닌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샌프란시스코가 찾았던 유형과 개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MLB닷컴은 이와 함께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입단 기자회견과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안타를 치는 영상들을 편집해 게재했다.

이정후는 2017년 휘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아마추어 시절까지 이정후 자신의 이름보다는 KBO리그 역사 최고의 전설 중 한 명인 아버지 이종범의 아들로 유명했지만 2023년 현재 이 평가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종범이 '이정후의 아버지'로 불리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이정후는 2017년 루키 시즌부터 정규리그 144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타율 0.324(552타수 179안타) 2홈런 47타점 12도루 OSP 0.812로 신인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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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매년 자신의 한계를 넘어섰다. 2년차였던 2018 시즌 '소포모어 징크스'는 이정후에게 해당되지 않았다. 109경기 타율 0.355(459타수 163안타) 6홈런 57타점 11도루 OPS 0.889로 더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이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목에 걸으면서 병역특례를 받은 데 이어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면서 KBO리그 최고의 외야수로 우뚝섰 다.

2021 시즌에는 한미일 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썼다. 123경기 타율 0.360(464타수 167안타) 7홈런 84타점 10도루 OPS 0.959로 맹타를 휘두르고 타격왕 타이틀까지 손에 넣었다. 아버지 이종범이 현역 시절 해태 타이거즈에서 1994 시즌 타율 0.393로 타격 1위에 올랐던 가운데 세계 야구사 최초 부자(父子) 타격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정후에게 만족은 없었다. 2022 시즌에는 142경기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5도루 OPS 0.996로 2년 연속 타격왕은 물론 정규리그 MVP 트로피까지 품었다. 이정후의 활약 속에 꼴찌 후보로 꼽혔던 키움은 2014, 2019년에 이어 창단 후 3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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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2022 시즌을 마친 뒤 원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에게 일찌감치 2023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 동의를 얻었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14타수 6안타, 타율 0.429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쇼케이스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올해는 시즌 초반 타격폼 수정 여파로 타격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지만 이정후는 이정후였다. 86경기 타율 0.318(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0.861로 부활했다.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경기 중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수술대에 오르는 불운을 겪었지만 이정후의 가치는 여전히 높았다. 이정후는 순조롭게 재활을 마친 뒤 지난 10월 10월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대타로 출전, 키움팬들과 멋진 작별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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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이후 11월 중순 미국으로 건너가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에게 포스팅 협상을 맡겼다. 출국에 앞서 아버지 이종범이 코치로 재직 중이던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거취에 둘러싼 질문에는 정중하게 양해를 구한 뒤 답하지 않ㅇ았다.

이정후는 이후 샌프란시스코와 계약 소식을 알려왔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 꾸준히 이름이 언급되며 순조롭게 빅리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던 가운데 기대 이상의 대박 계약까지 따냈다.

팀 내 입지는 이미 탄탄하다. 내년부터 샌프란시스코 지휘봉을 잡는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를 일찌감치 2024 시즌 리드오프 겸 중견수로 확정했다.

멜빈 감독은 지난 22일(한국시간)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이정후를 영입한 이후 몇 개의 라인업을 작성했는데 어떤 경우에도 이정후는 1번타자였다"며 "이정후에게도 편안한 타순이고 이정후가 (KBO리그에서도) 쳐봤던 자리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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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는 2023 시즌 정규리그에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5개팀 중 4위에 그쳤다. 79승 83패, 승률 0.488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2010년대를 호령했던 강호의 위용을 잃었다.

방망이는 샌프란시스코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다. 올해 팀 타율 0.235로 극심한 빈공에 시달렸고 투수들이 버텨줘도 점수를 얻지 못하니 쉽게 게임을 풀어가지 못했다.

특히 마땅한 1번타자가 없었다. 1회 공격에서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허무하게 날리는 경우가 잦았다. 무려 9명의 선수가 1번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제 몫을 해냈던 선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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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수는 샌프란시스코의 대표적인 취약 포지션이었다. 올해 루이스 마토스가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많은 76경기에 중견수로 나섰지만 타율 0.250(228타수 57안타) 2홈런 14타점 OPS 0.661로 성적은 좋지 못했다. 마토스의 출루율은 0.319로 리드오프에 어울리는 선구안이 아니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팀 전력을 단숨에 끌어올려 줄 수 있는 카드로 생각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이정후를 영입하는 데 다른 어떤 구단들보다 진지했다. 지난 10월에는 피트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단장이 직접 한국을 찾아 고척스카이돔에서 뛰는 이정후를 지켜봤다. 프런트 최고 책임자가 발 벗고 나섰다는 점에서 이정후를 얼마나 원했는지 알 수 있다.

이정후는 일본프로야구(NPB) 최고의 타자였던 요시다 마사타카가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을 맺을 당시 조건이었던 5년 총액 9000만 달러(약 1170억 원)도 제쳤다. 역대 아시아 타자의 포스팅 최고액 기록을 세우고 기분 좋게 2024 시즌을 준비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및 메이저리그 공식 SNS, 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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