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100여일 앞두고도 깜깜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교통 신호등이 일제히 빨간불을 가리키고 있다./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내년 4·10 총선이 100여 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여야의 선거법 개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어떤 선거법으로 선거를 치를지 알 수 없는 ‘깜깜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1월도 넘기고 2월에나 합의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온다.
선거법 개정 협상의 ‘키’는 더불어민주당이 쥐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역구 의원과 비례 의원을 각각 따로 뽑는 과거의 방식으로 선거법을 되돌리자는 입장이 확고한데 반해, 민주당은 지역구 의원과 비례 의원의 당선자 수를 연동시키는 현행 선거법을 유지할지를 두고 당내 이견이 속출해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단독 처리한 현행 선거법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민주당은 ‘위성 정당’을 만들지 않으면 의석수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이 때문에 이재명 대표가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고 하는 등 선거제 회귀 움직임이 있지만, “선거법을 되돌리는 건 퇴행”이라는 당 안팎의 반발도 큰 상황이다. 친야권 성향 시민단체들이 선거제 회귀에 강하게 반대하는 것도 민주당에 부담이다.
여기에 ‘이낙연 신당’, ‘조국 신당’ 같은 변수가 민주당이 선거법 개정을 미루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신당 창당을 거론하는 세력에선 비례 의원 선출 방식이 최대 관심사일 수밖에 없고 선거법이 확정되면 그에 맞춰 준비할 것”이라며 “룰을 빨리 확정해서 준비할 시간을 벌어줄 이유는 사실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1월 안에 당 입장을 정하기도 쉽지 않을 것” “2월이나 돼야 속도가 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선거법으로 인한 혼란은 모두 민주당 탓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측 인사는 “민주당이 의석수에서 조금도 손해를 보고 싶지 않고, 그렇다고 스스로 만든 선거법을 다시 되돌려 듣게 될 비판도 듣기 싫으니까 결정을 미루는 것 아니냐”며 “그 욕심이 지금 상황을 초래한 근본 원인”이라고 했다.
[박상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