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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23일(한국시간) 클롭 감독의 기자회견 일부를 보도했다. 클롭 감독은 아스널과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유럽사법재판소 판결을 말했다.
유럽사법재판소는 21일 "투명하고 객관적이고 비차별적이고 비례적인 걸 보장해야 하는데 UEFA와 FIFA는 지배적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 클럽의 자의적인 성격을 고려해야 하며 자유를 제한하면 안 된다. 슈퍼리그 프로젝트가 무조건 승인되어야 한다는 건 의미는 아니다"라며 유럽축구연맹(UEFA)과 국제축구연맹(FIFA)이 각 구단에 슈퍼리그 참가를 금지하는 건 불법이라 판정했다.
클롭 감독은 유럽사법재판소 판결에 “국제축구연맹(FIFA)와 유럽축구연맹(UEFA) 그리고 다른 축구협회들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없게 된 것을 이해할 수 있어 기쁘다. 우리는 앞으로 많은 걸 이야기해야 한다. 더 많은 대회를 개최하고 더 많은 경기를 하는 일을 벌였을 때, 우리에게 실질적인 발언권이 없었다. 그들에게 약간의 변화가 있을 것 같은 이번 판결은 좋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최근 유럽사법재판소 판결에 전 유럽이 깜짝 놀랐다. 지난 2021년, 레알 마드리드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 중심이 된 슈퍼리그 출범에 전 세계 촉각이 쏠렸다. 페레즈 회장은 미국 자본과 결합한 새로운 축구 리그 모델을 발표했고, UEFA와 FIFA 주관 대회에서 벗어난 슈퍼리그 출범을 알렸다.
숱한 미국 스포츠처럼 승강 시스템이 없는 단일 리그였다. 매 라운드 강 팀이 모여 퀄리티 높은 경기력을 팬들에게 제공하고 천문학적인 부가 수익을 얻자는 목표였다. 프리미어리그에선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널, 토트넘 홋스퍼, 리버풀이 참여하기로 했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선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탈리아 세리에A에선 유벤투스, AC밀란, 인터밀란이 슈퍼리그 출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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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다수 빅 클럽이 슈퍼리그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속도가 붙었다. 각 나라 리그에서 빅 클럽들이 슈퍼리그로 이탈할 수 있는 상황에 UEFA와 FIFA는 강경하게 대응했다. 이들은 "슈퍼리그에 출범하는 선수들에게 UEFA, FIFA 주관 대회 출전 자격 박탈“을 선언했다. 유럽대항전은 차치하더라도 축구 선수들의 꿈인 월드컵 출전도 할 수 없었다.
유럽 현지 팬들도 슈퍼리그에 반대 시위를 했다. 오랜 연고 속에 역사를 이어갔던 전통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 프리미어리그를 포함한 유럽 5대 리그 연맹들도 생태계를 파괴하는 슈퍼리그 출범을 강하게 비판했다.
불같은 반대 의견에 프리미어리그 팀을 포함한 팀들이 하나둘 슈퍼리그 철회를 발표했다. 슈퍼리그 출범을 알린 지 3일 만에 백지로 돌아간 것.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유벤투스는 슈퍼리그 잔류를 선언했고 유럽사법재판소에서 법정 시비를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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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그 출범을 지지하진 않았지만 예상 밖 판결이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도 ”유럽사법재판소는 상업권에 대한 규제는 반 경쟁적이라며 슈퍼리그 손을 들었다. 누구도 이렇게 강경한 판단을 내릴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판결 여파는 상당히 클 것”이라고 보도했다.
물론 이번 판결이 슈퍼리그 출범으로 이어질 거라 전망하진 않았다. 매체는 “유럽사법재판소 판결이 슈퍼리그 출범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2021년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슈퍼리그를 빠르게 빠져 나갔다. 프로젝트가 무산되는 와중에 많은 반발심이 생기기도 했다. 이런 점을 단기간에 해소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분석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가장 먼저 성명을 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우리의 입장은 변함없다. UEFA 대회에 참가하고 유럽 축구의 지속적인 발전을 원한다. UEFA와 프리미어리그 팀들과 긍정적인 협력에 전념하겠다”라며 슈퍼리그 반대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도 20개 팀을 대표해 “우리는 슈퍼리그 개념을 거부한다. 팬들은 축구에 매우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우리 팬들은 국내 축구와 유럽 축구의 연결 고리를 끊는 행동에 여러 차례 반대 의사를 표출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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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속속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슈퍼리그 반대와 유럽축구클럽협회(ECA)와 연대를 약속했다.
맨체스터 시티가 “우리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유럽 축구 가치에 전념하고 있다. ECA를 통해 팀들과 연대하고 UEFA 대회에 참가할 것”이라고 알린데 이어 토트넘 홋스퍼, 첼시, 아스널도 같은 문구로 슈퍼리그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리버풀도 슈퍼리그 반대에 한 표를 던졌다.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유럽사법재판소 판결을 지켜봤다. 우리는 슈퍼리그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 슈퍼리그 출범에 관여하지 않겠다. 앞으로도 유럽클럽연합(ECA)를 통해 팀들과 협력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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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슈퍼리그 출범 의지가 큰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끝까지 시도해보려는 입장이다. 유럽사법재판소 판결로 첫 단추를 풀었기에 가능한 빨리 슈퍼리그를 출범하려고 한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승강제를 도입하고 UEFA 챔피언스리그-유로파리그-유로파컨퍼런스리그처럼 단계별 디비전을 구축할 예정이다. 총 80개 팀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고 모든 축구 팬에게 무료 중계를 보장할 방침이다.
페레즈 회장은 “유럽사법재판소 판결에 매우 만족한다. 유럽 축구는 결코 독점이 아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오늘부터 구단들은 운명의 주인이 될 것이다. 스포츠 현대화와 전 세계 팬 시선을 모을 대회를 제안하고 홍보할 권리를 인정 받았다. 우리는 축구의 이익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70년 전 유러피언컵 창설로 축구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이제 유럽 축구에 절실하게 필요한 새로운 추진력을 제공할 차례다. 국내 대회와 완전히 호환되는 현대적인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옹호할 것이다. 유럽 축구가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축구 역사와 스포츠에 있어 중요한 날”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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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그 출범에 찬성 쪽 의견을 보인 다른 팀도 있었다. 나폴리 데 라우렌티스 회장은 “2021년 첫 슈퍼리그 출범은 잘못된 방향이었지만, 이런 변화를 가져왔다. 이제 우린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페레즈 레알 마드리드 회장과 이야기를 했다. 오늘날 축구는 나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지만 실질적인 비전이 없다. 지금까지 축구 사업은 독점자들이 지배했다. 수익을 증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우린 땅콩을 나눠주는 서커스에 참여하려고 수억 달러를 투자해야 한다. 아무 소득도 없고 비생산적인 일을 계속 강요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치 없는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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