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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총선 이모저모

[단독]한동훈 “머뭇거릴 이유 없어”… 與 총선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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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與 비대위원장으로

“여의도 문법대로 간 보지 않을것… 9회말 2아웃 후회없이 휘둘러야”

공천 과정서 대대적 물갈이 시사

與, 26일 전국위서 비대위장 의결

동아일보

법무부 떠나 여의도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마치고 단상을 나서고 있다.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수장이었던 한 전 장관은 이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고 법무부를 떠나 여당의 새 구심점으로 정치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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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21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고 정치 무대에 데뷔했다. 집권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여의도 정치 경험이 없는 ‘0선’의 50세 검사 출신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고 내년 4월 총선을 지휘하는 당권을 맡겼다. 여권은 한 전 장관이 ‘총선 위기론’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는 수직적 당정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바꾸고 ‘영남당’ 이미지에서 탈피해 수도권 표심 확보와 중도층 확장이란 과제를 풀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한 전 장관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주위에서 이른바 ‘여의도 문법’대로 삼고초려하는 장면을 만들어야 한다고들 하더라”며 “하지만 결심했으니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간 보거나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면서도 여당 내 친윤(친윤석열) 그룹과 접점이 많지 않은 그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대대적 인적쇄신과 물갈이에 속도를 낼 수 있음을 시사한 것. 한 전 장관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 수락 이유에 대해 “국민의 상식과 생각이라는 나침반을 갖고 앞장서 끝까지 계속 가보겠다. 다양한 목소리를 잘 듣고 결과적으로 하나의 목소리를 내면서 이겨야 할 때 이기는 정당으로 이끌어 가겠다”며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면 원하는 공이 들어오지 않아도 후회 없이 휘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장관은 정치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어떤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쟁투 의미에서의 정치를 멀리했다”며 “공공선 추구라는 큰 의미의 정치는 20년째 하고 있다. 그 마음으로 현실 정치에 들어가려 한다”고 했다. 한 전 장관은 이날 윤 대통령에게 장관직 사의를 표명했고 윤 대통령은 면직안을 재가했다.

당 안팎에선 ‘한동훈 비대위’의 성공 여부는 수직적 당정관계의 재정립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전 장관은 윤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윤 대통령과 나는 서로 다른 것을 같아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고 살아왔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두 사람은 ‘맹종(盲從)’의 관계가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도 한 전 장관과 자신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더 인정하고, 오랜 시간 함께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한 위원장 지명 직후 화상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비대위원장 임명을 위한 전국위원회 소집을 의결했다. 한 전 장관은 26일 전국위에서 최종 의결되면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당 지도부는 연내 비대위를 출범시키고 내년 1월 초 공천관리위원회를 띄워 본격적인 총선 준비를 가동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동훈 “尹과 서로 다른 생각 강요안해”… ‘당정관계 재정립’ 과제


尹 “내게 있는 그대로 얘기해줄 사람”
與 “대통령과 신뢰 관계… 할말 할것”
당내 ‘수직적 당정관계’ 변화 기대감
野 ‘검찰공화국’ 프레임 강화 가능성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을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느냐에 내년 총선 승패가 달렸다.”

복수의 여당 관계자들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구원 등판한 한 전 장관의 최우선 과제가 대통령실과 여당 간 수직적 당정관계를 바꾸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전 장관은 2003년경부터 인연을 맺은 윤 대통령에 대해 “맹종(盲從)한 적 없다”고 거듭 강조하지만 실제로 윤 대통령과 수평적 관계에서 직언해야 하는 역할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 대표로서 내년 공천 작업을 원칙과 절차에 따라 진행해 ‘용산 하명 공천’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뿐 아니라 윤 대통령에게 대국민 소통, 인사 문제 등에 직언하고 실제로 바꿔내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윤 대통령 아바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한 전 장관은 이날 이임식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건강한 당정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란 질문에 “대통령이든 여당이든 정부든 모두 헌법과 법률 범위 내에서 국민을 위해서 일하고 협력해야 하는 기관”이라며 “그런 기본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 “대통령과 신뢰 있어 할 말 할 것”

동아일보

2020년 검찰총장 尹과 부산고검 차장검사 韓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21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고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놨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 전 장관의 등판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사진은 2020년 2월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이 부산고등·지방검찰청을 찾아 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이던 한 전 장관과 악수하는 모습.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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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장관은 최근 윤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윤 대통령과 나는 서로 다른 것을 같아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고 살아왔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 관계 속에서도 할 말은 해온 사이라는 것. 한 전 장관은 앞서 19일에도 “(공직 생활에서) 누구에게도 맹종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 전 장관에 대해 참모들에게 “있는 그대로 내게 얘기해줄 사람”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한 전 장관 체제의 당정 관계가 대등한 관계로 형성될 수 있다는 기류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당정 관계가 더 유연해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여당은 한 전 장관과 윤 대통령 간의 20년 ‘신뢰’ 관계가 당정 관계 재정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한 전 장관 지명 발표 기자회견에서 “한 전 장관과 (윤 대통령은) 신뢰 관계가 있기 때문에 소통의 질이 훨씬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김기현 전 대표를 향해 수직적 당정 관계 변화를 거듭 주문했던 5선 서병수 의원도 “대통령과 가장 신뢰가 있는 분이기 때문에 대통령을 설득한다거나 할 말은 확실하게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 “尹과 상명하복 이미지 벗어야”

하지만 대통령과 당 대표 관계는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윤 대통령과 여태 같이 공직에 몸담았기 때문에 상명하복의 자세,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고 했다.

한 전 장관이 당정 관계를 바로잡지 못하면 야당이 주장하는 ‘검찰 공화국’ 프레임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 수도권 의원은 “한 전 장관 카드가 대박나려면 용산과 각을 세워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의 검찰 일색 프레임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한 전 장관 지명 직후 곧바로 당정 관계 정상화 주문이 나왔다. 감사원장을 지낸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 전 장관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을 비판하는 국민의 마음과 당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변명 없는 국정운영의 쇄신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올렸다.

한 전 장관과 윤 대통령은 200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왔다. 2016년 ‘최순실 특검’에서 함께 일했고 2017년 서울중앙지검장과 3차장, 2019년 검찰총장과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호흡을 맞춰왔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이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국면에서 2020년 1월 단행된 인사로 한 전 장관이 부산고검으로 좌천되자 2020년 2월 부산고검을 찾았다. 총장 취임 후 첫 지방 방문이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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