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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5주년 제헌절 경축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2023.07.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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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이 21일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당 비상대책위원장에 공식 추대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장관직 공백 등을 이유로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선 한 전 장관의 등판이 총선 판세에서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 장관이 전면에 선다면 총선에서 '정권 심판' 대 '정권 수호'의 구도가 더욱 명확해질 것이란 점에서다. 이날 윤 대통령은 한 전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통상 대통령이 먼저 (장관) 후임자를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 뒤 이임하는 것이 수순"이라며 "그러나 한 장관은 이런 절차들을 모두 무시하고 사임하겠다니 법무행정의 공백은 하등 상관없다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은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자들이 바라지 않는다면 비대위원장은 물론이고 국민의힘에 입당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라는 말을 들은 것이 고작 이틀 전"이라며 "국민의힘 원로들이 한 장관을 이순신 장군에 비유하며 띄워주니 더는 참을 수 없었나"라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본인의 SNS(소셜미디어)에서 "말 잔치와 말싸움으로 끝난 한동훈 법무부 1년 7개월"이라며 "이렇게 무책임 할 수가 있나. 한 장관의 선택은 법무부와 검찰 역사에도 부끄러움의 한 페이지로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준병 의원은 "한동훈의 정치가 무책임으로 시작한다"고 했고, 김용민 의원은 "검사들이 중심이 되는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민주당 내부에서는 한 전 장관의 등장으로 선거 판세가 야권에 유리해질 것이란 기대가 감지된다. 한 민주당 중진의원은 머니투데이[the300]더300)에 "한 장관이 대통령의 심복인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면서 "대선 이후 첫 총선이라 안 그래도 '정권 심판' 구도의 선거인데 그 경향이 더 짙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장관의 여의도 정치 경험 부족으로 국민의힘이 선거 국면에서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른 한 민주당 의원은 "비대위원장은 홍보가 아니라 리스크 관리를 하는 자리"라며 "당 안팎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알고 그것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한 장관이 할 수 있겠나. 이재명 대표도 웃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한 전 장관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 수락에 대해 별다른 평가를 내놓지 않은 채 덕담만 건넸다. 그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소재 '큰숲 경로당' 방문 이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하는 걸 축하한다"며 "집권여당 책임자로서 주어진 책임과 임무를 잘 수행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3.1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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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동훈 비대위 추진으로) 핵심 보수 지지층이 더 결집할 수 있겠지만 관망하던 중도층은 실망할 것이고, 진보 지지층은 '차라리 잘됐다'는 반응일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이 소위 '검사 출신을 꽂는다'는 인사 참사였는데 그 정점을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권에서는 한 장관이 젊고, 언변도 뛰어나니 대통령의 이미지를 보완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또 수치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를 끌 것이란 기대감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온 뒤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며 "여기에서 생겨나는 긴장감이 현재 야당에 있을 것이고, 여당에서는 기대감과 긴장감이 교차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검사 출신이라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특유의 스마트함이 수도권 지역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면서 "또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한 장관이 대통령과 독대해서 정책을 바꿔나가고, 새로운 의제를 발굴해내면서 국민과 소통한다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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