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 곧' 감독 "이게 되네…호화 캐스팅에 저도 놀랐죠"

호화 라인업 자랑하는 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 하병훈 감독 인터뷰

"대중은 늘 옳다고 생각…원작 댓글 속 반응을 기준으로 각색"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 하병훈 감독 [티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제가 미니시리즈 드라마 6개를 동시에 찍는다는 소문도 돌았어요. 주변에서 '하병훈은 뭔데 배우들을 다 데려가냐고' 그랬었죠. (웃음)"

서인국, 박소담, 김지훈, 고윤정, 이재욱, 이도현, 김재욱, 오정세까지. 내로라하는 '대세 배우'들이 줄지어 출연해 열연을 펼치는 티빙 새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이하 '곧 죽습니다')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연기 파티'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연출을 맡은 하병훈 감독은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미니시리즈 남자 주인공들이 매회 나와서 죽으면 퇴장하는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기획했다"고 밝혔다.

그는 "8부작 시리즈에 이런 배우들이 붙었다고 하면 다들 놀라는데, 저조차도 배우들이 선뜻 하겠다고 하면 '어라 이게 되네?' 하곤 했었다"고 웃어 보였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 [티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곧, 죽습니다'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삶을 끝낸 최이재(서인국 분)가 죽음을 모욕한 죄로 '죽음'(박소담)이 내린 심판에 의해 열두 번의 죽음과 삶을 겪게 되는 이야기다.

최이재는 익스트림 스포츠 선수(성훈), 학교폭력 피해 고등학생(김강훈), 폭력조직 소속 암살자(장승조), 격투기 선수 지망생(이재욱) 등의 몸으로 깨어나고, 죽을 위기를 넘기는 듯하다가 끝내 죽는 과정을 반복한다.

하 감독은 "모두가 최이재고,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마음으로 캐스팅했고, 촬영했다"며 "'이제 곧 죽습니다'라는 원작의 제목을 '이재, 곧 죽습니다'로 바꾼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였다"고 설명했다.

캐스팅에만 약 11개월을 쏟아부었다는 하 감독은 최이재 역의 주연 배우들뿐 아니라 스치듯 나오는 배역에서도 욕심을 놓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 [티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작품에는 수많은 낯익은 배우들이 짧은 단역으로 등장한다. 극초반 최이재에게 사기 치는 친구 역에는 김성철이, 단 몇 초 등장하는 예능국 PD 역에는 려운이 출연한다.

하 감독은 "최이재에게 사기 치는 친구는 이재를 무너트리는 결정적인 인물인데, 아무리 연기가 좋아도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며 "그래서 대사가 단 몇 줄 뿐인 단역이었는데도 캐스팅에 욕심을 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파트2를 마저 보시면 새로 등장한 캐릭터가 왜 등장했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아직 공개 되지 않은 배우들도 출연할 예정이고요."

KBS 예능국 PD도 데뷔해 드라마 '마음의 소리', '고백부부', '18 어게인' 등을 만들어온 하 감독에게 '이재, 곧 죽습니다'는 색다른 도전이었다.

직접 극본 집필까지 맡았다는 하 감독은 ""웹툰 자체로는 완벽하다고 생각해서 이 정도 스토리와 서사만 있다면 혼자서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며 "대본 작업을 6개월 정도 했는데, 그동안은 누구도 만나지 않고 글만 썼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웹툰 원작 드라마가 벌써 세 번째인데, '곧 죽습니다'는 원작에서 가장 많은 것들을 가져온 작품"이라고 꼽았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 하병훈 감독 [티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어찌 됐든 대중은 늘 옳다고 생각해요. 웹툰에 달린 댓글을 찾아보면서 좋아하신 부분은 다 가져오려고 노력했죠. 원작 팬들의 반응을 기준으로 삼고 나서 이야기를 각색하고 살을 붙였어요. 웹툰 댓글을 보면 '죽음이 왜 저렇게까지 하느냐'는 반응도 꽤 있었는데, 그에 대한 설명도 파트2에서 더 구체적으로 풀어냈어요."

총 8부작으로 제작된 '곧 죽습니다'는 내년 1월 5일에 파트2(5∼8회)를 공개한다.

하 감독에게 파트2의 관전 포인트를 묻자, 그는 "잠시만 기다려달라"며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준비해온 게 많다"며 메모장을 한참 뒤적거리던 하 감독은 마침내 이렇게 답했다.

"'연기 파티'라고들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파트2에서는 정말 배우들의 인생 연기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주연급 배우들이 기 싸움을 하는 듯 연기 배틀을 펼치는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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