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스틸 |
[OSEN=하수정 기자] 자고로 주인공이라면 멋지고, 정의롭고, 사회의 악에 맞서 싸울 때 대중의 지지를 얻는 경우가 많다. 또 이미지도 극과 극을 오가기 때문에 주연급 배우가 선역과 악역을 동시에 소화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황정민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좀 남다르다. 그동안 선역도 있었지만, 메가 히트작에서 극악무도한 빌런 캐릭터를 맡아 소름돋는 악역을 소화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황정민 악역=흥행 필승 공식'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아수라' 스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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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스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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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스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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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정의 끝판왕 경찰
2005년 개봉한 '너는 내 운명'에서 순박한 시골청년 김석중을 연기한 황정민은 전도연과 환상적인 연기 호흡을 선보였다. 제2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고, 아직도 회자되는 그 유명한 밥상 소감을 남겼다.
천만영화 '국제시장'에선 6.25 전쟁 흥남 철수작전부터 파독광부, 베트남 전쟁, 이산가족찾기 등 굴곡진 현대사를 겪은 우리네 아버지를 표현했고, '히말라야'에서는 산악인 엄홍길 대장을 모티브로한 실존 인물을 연기했다.
특히 2015년 영화 '베테랑' 속 황정민은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어?"라는 명대사를 남기면서 정의로운 주인공으로 나섰다. 한 번 꽂힌 것은 무조건 끝을 보는 행동파 서도철 경찰로 분해 답답한 현실을 사는 관객들의 속을 시원하게 뚫어줬다. 그 결과 '베테랑'은 1,341만 명을 동원했고, 황정민의 두 번째 천만영화가 됐다.
'부당거래'(2010) 비리 경찰 황정민이 똑같은 감독 류승완과 5년 만에 재회해 '베테랑'에서 재벌 3세 조태오를 상대로 정의를 구현하는 모습을 비교해보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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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사장부터 전두광, 18년에 걸친 악역史
황정민의 악역이 눈도장을 찍은 작품은 영화 '달콤한 인생'(2005)이다. 극중 이병헌을 괴롭히는 백사장은 짧은 분량에도 신스틸러의 존재감을 제대로 폭발시키면서 주연 못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이어 표정만 봐도 섬뜩했던 '곡성'(2016), 김성수 감독과의 강렬한 첫 만남 '아수라'(2016), 마치 사탄이 들린 것 같았던 '수리남'(2022), 세 번째 천만영화 '서울의 봄'(2023)까지 악역의 얼굴을 갈아끼웠다.
무엇보다 '베테랑'이 정의 구현 끝판왕이라면, '서울의 봄'은 더이상의 빌런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작품으로, 고(故) 전두환이 일으킨 실제 1212 군사반란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일부 상상력이 더해졌다. 황정민은 전두환을 참고해서 만들어진 전두광으로 열연했고, 실감나는 연기로 인해 무대인사 때마다 "죄송합니다"라며 대국민 사죄를 하고 있다.
'서울의 봄'은 개봉 27일 만에 누적관객수 900만 명을 돌파했고, 이는 '아바타: 물의 길'(개봉 30일차), '광해: 왕이 된 남자'(개봉 31일차), '왕의 남자'(개봉 50일차) 등 역대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들의 900만 돌파 시점을 뛰어넘은 수치다. 크리스마스 이전 천만 돌파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황정민은 현재 해남에서 나홍진 감독의 '호프'를 촬영 중이다. '곡성' 이후로 7년 만에 만난 두 사람이 어떤 시너지를 내뿜을 지, 한계없는 황정민이 차기작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 hsjssu@osen.co.kr
[사진] OSEN DB, 각 영화 포스터 및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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