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소방청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구급차가 처음 도착한 병원에서 환자를 받지 못해 재이송한 건수는 3만 7218건이다.
신도경 경제부 기자 |
응급환자가 병원 수용을 거부당해 구급차를 타고 병원을 전전하다가 숨지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다. 응급환자의 재이송 사유로는 전문의 부재가 1만 1684건으로 가장 많았다.
보건복지부는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의료과와 지역 의료 붕괴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의사 수 부족을 제시하고 의대 정원 확대 카드를 추진했다.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대 정원 확대 추진에 반대해 지난 11일부터 일주일간 의사 회원들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의사 수 확대가 아닌 의사 배분에 대한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지난 17일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복지부 응대에 따라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그러나 의협의 반발이 여론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의대 정원 확대를 찬성하는 쪽으로 여론이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보건의료노조가 실시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에서 국민 89.3%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했다.
지난 2020년 의료계가 집단 휴진을 추진했던 당시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58.2%였다. 그 때보다 찬성 여론이 31.1%포인트(p)나 높아진 것이다. 국민들은 의협의 논리를 수긍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의료 정책 방향은 여론에 따라서만 결정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다는 의협의 논리는 현실에 맞지 않다. 2021년 국내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6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멕시코(2.5명) 다음으로 적다.
또 의협은 3년 전 여론의 의견을 꺾고 파업을 실시해 무엇을 얻었는지 생각해야 한다. 제 때 진료를 받지 못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 '밥그릇 지키기'라는 비난을 피하려면 의협은 국민을 생명을 두고 엄포를 놓는 집단 이기주의를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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