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오토파일럿' 200만 대 리콜에도… 전문가들 "안전문제 해결 안 될 것"

[디지털데일리 양민하 기자] 테슬라가 최근 자율주행 보조장치인 '오토파일럿' 결함을 수정하기 위해 미국에서 차량 200만 대를 리콜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해당 조치가 실질적인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에 여전히 부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하는 일부 장치만 추가될 뿐, 운전자가 오토파일럿 기능을 켤 수 있는 지역 자체는 여전히 제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리콜 조치가 오토파일럿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테슬라 오토파일럿 관련 교통사고를 조사한 뒤, 해당 기능의 오용 가능성을 막을 충분한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NHTSA는 성명서를 통해 "조사 결과 차량에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하는 장치가 불충분해 오용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자율주행 기술은 책임 있게 작동될 때에만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테슬라는 경고 기능을 추가하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하겠다며 지난 13일 200만 대 규모의 차량에 대한 리콜을 발표했다.

이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는 새로운 제어 및 경고 기능이 포함되며, 특히 운전자가 통제된 고속도로가 아닌 곳에서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 추가 확인을 거쳐야 한다.

테슬라는 운전자가 오토파일럿을 사용하는 동안 운전대에 손을 얹지 않거나, 도로를 주시하지 않는 상태가 반복적으로 지속될 경우 궁극적으로 오토스티어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그간 지속적으로 발생한 사고 및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새로운 자동차 기술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뉴욕 카도조 법학대학원의 매슈 완슬리 교수는 테슬라가 이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공개한 후 "테슬라나 테슬라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특히 '교차 교통'이 이뤄지는 도로에서 왜 오토파일럿 사용이 허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이 문제 탓에 교차로에서 충돌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테슬라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 온 민주당 소속 리처드 블루멘털 연방 상원의원은 테슬라의 조치에 대해 "충분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며 "규제 당국이 테슬라 측 조치와 관련해 더 주요한 변경을 요구했어야 한다. 자동차가 장애물 또는 다른 차량에 부딪히거나 도로를 벗어날 때는 (회사 측의) 자발적인 준수 이상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테슬라 측의 자체 집행에만 의존하는 것은 정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테슬라 비평가이자 돈 프로젝트 설립자인 댄 오도우드는 성명을 통해 "올바른 해결책은 테슬라의 결함이 있는 소프트웨어를 금지하는 것이지, 운전자에게 더 자세히 보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NHTSA의 리콜은 테슬라가 추가 사망을 방지하기 위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근본적인 안전 결함을 해결하고 수정해야 한다는 점을 놓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제니퍼 호멘디 위원장 또한 "NHTSA가 조치를 취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기쁘다"면서도 "다만 규제 당국은 그런 변화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자발적인 리콜을 하면 이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NHTSA는 "오토파일럿에 대한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또한 테슬라가 제시한 해결책의 적절성을 평가하기 위해 오하이오의 차량 센터에서 여러 대의 차량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전했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