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차출 비판에 “그게 아픈 부분”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을 경기도 정치 1번지 격으로 불리는 수원에 출마시켜 수도권 총선 판을 키우려는 구상이다.”
여권 관계자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원 출신의 방 장관은 경기도 중심 도시인 수원에 걸맞은 정책·예산 전문가로서 후보 경쟁력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수원 5개 선거구를 탈환하기 위해 방 장관 차출 필요성을 검토해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방 장관 후임으로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명하는 ‘원포인트’ 개각을 단행한 것도 여권의 이런 총선 구상과 맞닿아 있다.
방 장관은 내년 총선 때 여당에 험지로 꼽히는 수원에 출마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방 장관을 비롯해 이수정 경기대 교수 등을 전진 배치해 ‘수원 벨트’를 형성하면 가까운 화성·용인 등 경기 남부 지역 선거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 장관은 수원 수성고와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기획재정부 2차관, 보건복지부 차관, 국무조정실장 등을 지낸 관료 경력을 내세우면 여당 후보로서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게 여권 내 평가다.
하지만 올해 9월 임명된 산업-에너지-통상 핵심 부처 수장인 방 장관을 임명 3개월 만에 총선 차출을 위해 교체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그게 좀 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요새 정치 분야가 우리나라의 두뇌 역할을 많이 하기 때문에 국가 전체로 봤을 때는 크게 데미지(피해)라고 할 건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자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지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론과 실무를 두루 겸비한 국제통상 전문가”라며 “현재 통상교섭본부장으로 다양한 통상 현안에 빈틈없이 대응하는 등 탁월한 업무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안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반도체 동맹’ 구축을 위한 네덜란드 방문에 방 장관 대신 동행했다. 양국 정부 간 반도체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여하는 등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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