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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ISSUE]골 없다고 평점 테러? 노팅엄전 손흥민은 이타적인 플레이 끝판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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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평점 테러와 혹평이 따랐지만, 자기 역할은 충실히 다했다는 것을 기록이 증명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다.

토트넘은 16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노팅엄의 시티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노팅엄 포레스트 원정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직전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 이은 2연승이다.

승점 33점을 기록한 토트넘은 경기가 없었던 맨체스터 시티(33점)와 승점 동률을 이루며 5위를 이어갔다. 1위 리버풀(37점)과는 4점 차이라 아직은 빅4 경쟁을 이어갈 힘을 유지했다. 6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7점)와는 6점 차이다.

손흥민은 뉴캐슬전에서 재미를 봤던 왼쪽 측면 공격수로 다시 나섰다. 최전방 공격수에 히샤를리송이 배치되면서 브레넌 존슨, 데얀 클루세프스키와 2선에서 보조했다. 윌리 볼리, 무리요, 무사 니아키테로 구성된 노팅엄의 플랫3(스리백) 수비 깨기에 집중했다. 니코 윌리엄스와 해리 토폴로 두 윙백이 수비로 내려앉으면 플랫5 수비까지 가능해 측면 허물기에 능한 손흥민의 역량이 절대적이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공격 불균형 해소를 위해 뉴캐슬전에서 손흥민을 왼쪽 측면 공격수로 배치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한때 같이 뛰었던 뉴캐슬 오른쪽 측면 수비수 키에런 트리피어와 대결하며 두 번이나 돌파에 성공해 데스티니 우도기와 히샤를리송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노팅엄전을 앞두고 손흥민은 "승리에 취하지 말아야 한다. 경기 간격이 짧다. 쉽게 무너지고 포기하는 팀이 되지 말아야 한다"라며 강한 메시지를 선수단에 남겼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은 이미 세계적인 선수다"라며 주장 역할까지 맡아 시즌을 끌고 가는 것에 힘을 실어 줬다.

노팅엄전에서 손흥민은 동료들에게 자주 손짓하며 과감하게 움직일 것을 주문했다. 원정이지만, 하위권의 노팅엄을 이기지 못하고 간다면 우승 경쟁을 열심히 해봤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더 많이 뛰면서 유기적으로 움직여 기회 창출을 하기 위해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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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3분 만에 클루세프스키의 침투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손흥민의 돌파를 막으려던 노팅엄은 3명이 달라붙어 벽을 형성했다. 때로는 과감한 돌파가 나오기 전에 몸싸움을 벌여 파울로 저지하는 모습도 있었다.

21분에는 지체하지 않고 빠른 패스로 히샤를리송에게 연결했다. 손흥민은 소위 '오프 더 볼'로 불리는 볼이 없는 움직임을 기민하게 가져가며 기회 창출에 집중했고 놀란 수비진이 뒤늦게 따라가는 모습이 있었다.

손흥민에게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28분 존슨이 머리 부상으로 입으며 중앙 미드필더 올리버 스킵으로 교체됐다. 조금 더 공격력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정확한 골이 아니면 소용이 없었다. 추가시간 클루세프스키의 크로스를 히샤를리송이 머리로 받아 넣으며 두 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골키퍼의 위치 선정이 늦음과 동시에 히샤를리송의 타점이 높은 헤더가 효과를 봤다.

후반에는 토트넘에 어려움이 더 커진 경기였다. 13분 엘랑가에게 골을 내줬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엘랑가가 조금 앞선 상황이 확인, 무효가 됐다. 득점에 더 속도를 낸 토트넘은 손흥민이 19분 슈팅했지만, 역시 선방에 막혔다. 그래도 20분 클루세프스키가 과감한 돌파로 골망을 흔들었다. 순간 손흥민은 수비 압박으로 클루세프스키의 부담을 덜어줬다.

두 골 차로 도망갔지만, 24분 중앙 미드필더 이브 비수마가 볼을 경합하는 과정에서 예이츠의 무릎을 가격했다. 위험한 파울이었고 경고를 받았지만, VAR을 통해 퇴장으로 정정됐다. 공격력 약화가 뻔했고 토트넘은 히샤를리송을 빼고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를 투입해 중원 공백을 메웠다.

손흥민은 중앙으로 이동해 남은 시간을 보냈다. 볼을 소유하면 동료에게 연결했지만, 어디까지나 역습을 통한 것이었다. 수적 열세가 만든 결과였다. 손흥민이 35분 수비수 4명 사이로 돌파했지만, 페널티지역 안에서 막혔다. 노팅엄도 계속 따라왔기에 손흥민에게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이후 안정권이 생긴 44분 벤치로 물러났다.

그나마 승리를 지켜내면서 손흥민과 토트넘 모두 숨을 고를 수 있었다. 다만, 수적 열세 상황에서도 영국 여러 매체는 손흥민을 혹평했다. 연고지 런던 기반의 축구 전문 매체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평점 6점을 부여했다. 왼쪽 측면에서 볼을 제대로 만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따랐다.

런던 기반의 무료 종합지 '이브닝 스탠다드'도 6점을 부여했다. 퇴장으로 팀에 해를 끼친 비수마(5점) 다음으로 낮았다.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는 부가적인 설명이 따랐다.

하지만, 손흥민은 팀 승리에만 집중하기 위해 자기희생을 한 것이 기록으로 잘 나타난다. 경기 종합 예측 및 분석 애플리케이션 스포픽(SPOPICK)이 통계 업체 옵타를 활용한 기록을 보면 손흥민은 비수마의 퇴장 이후 중앙선 아래까지 내려와 볼을 받아 올라가는 빈도가 높았다.

같은 포지션으로 나와 뛰었던 뉴캐슬전과 비교하면 전방 지역에 머무르는 경우가 더 많았다. 같은 시간으로만 봐도 그렇다. 뉴캐슬전은 후반 24분까지 3-0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계속 공격을 시도하기 위해 페널티지역 안으로 접근하려는 시도가 많았고 이 과정에서 스스로 페널티킥을 만들었다.

반면 노팅엄전은 후반 24분 비수마의 퇴자 이후 볼이 전방으로 쉽게 닿지 못하면서 손흥민의 위치 자체가 후방으로 더 밀려 있었다. 수적 열세에서 팀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과 볼터치가 이뤄졌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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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이 얼마나 손흥민을 의지했는지는 패스맵으로도 나타난다. 전방에서 어지간한 패스는 손흥민에게 닿거나 주고받는 움직임이 이뤄졌다. 거리가 멀었던 존슨과는 패스가 닿지 못했지만, 나머지와는 거의 연계가 이뤄졌다.

특히 절친 벤 데이비스와 손흥민이 주고받은 패스가 인상적이다. 총 25회의 패스 중 18회가 데이비스에게 손흥민에게 나갔다. 반대로는 7회였다. 왼쪽 측면 수비수 우도기와도 12회 패스를 주고받았고 10회가 우도기가 뿌린 것이다. 후방에서 얼마나 손흥민을 믿고 연결한 것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중앙 공격수 히샤를리송에게는 비수마, 클루세프스키의 연결이 전부였다. 대신 손흥민이 오프 더 볼 움직임을 더 유연하게 가져가며 승리를 지키려 노력한 것은 히트맵을 통해 할 수 있었다.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후방으로 내려와 체력을 쏟는 일들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연승을 달린 토트넘은 오는 24일 에버턴(홈)전을 시작으로 브라이턴(29일, 원정), 31일 본머스(홈)로 이어지는 박싱 데이 일정을 소화한다. 손흥민이 어느 위치에서 뛰어도 승리만 지향해야 하는 고민을 안고 뛰는 일정이다. 이타적이면서도 결정력 좋은 손흥민의 마음과 자세를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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