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통화 중 실시간 AI 통역 ‘에이닷 통역콜’ 출시
향후 지원 단말기·언어 확대
삼성도 ‘라이브 통역콜’ 준비
IT업계 AI 통역 경쟁 본격화
SK텔레콤 인공지능(AI) 비서 ‘에이닷 통역콜’ 서비스는 전화를 걸어 4개 국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SK텔레콤 제공 |
아이폰에서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비서 ‘에이닷’ 애플리케이션(앱)을 켰다. 해당 앱의 전화 기능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연락한 뒤 휴대전화 연결음이 들리는 사이 ‘통역콜’ 버튼을 눌렀다. 스크린 터치를 통해 상대방 언어는 ‘영어’로, 내 언어는 ‘한국어’로 선택했다. 상대편이 전화를 받자 영어로 “잠시만요, 지금부터 통역을 위해 통화 내용이 번역기로 전달됩니다”라는 음성 안내가 나왔다.
“12월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아이 2명을 포함해 총 4명인데 예약이 가능할까요?”라고 한국어로 물었다. ‘띠리링’ 하는 알림과 함께 순식간에 같은 뜻의 영어가 전달됐다. 한국어를 영어로 변환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SK텔레콤은 14일 통화 중 실시간 통역이 가능한 ‘에이닷 통역콜’ 서비스를 선보이고 이용자들의 앱을 업데이트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애플 아이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 언어를 지원하며, 향후 적용 가능한 단말기와 언어를 더 늘릴 계획이다. 전화를 받는 상대방은 통신사나 스마트폰 운영체제(OS)와 무관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에이닷 앱을 설치하지 않은 상태여도 가능하다.
외국어에 서툰 이용자가 통역콜을 통해 한국어로 말하면 바로 AI가 원하는 언어로 바꿔주는 식이다. 거꾸로 상대방이 답변을 외국어로 하면 이용자에게 한국어로 전달된다. 이 서비스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도 유용하다.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이 병원이나 관공서와 통화할 때 언어 장벽을 없애줄 수 있다. 아직은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다. 통화 도중 뒤에서 다른 사람이 소리를 내자 그 음성이 스마트폰으로 들어가면서 번역에 오류가 생겼다. AI가 이용자의 목소리만 명확하게 가려내지 못해서 생긴 현상이다. 통역 정확도를 높이려면 조용한 공간에서 나홀로 대화하는 게 필요해 보였다. 또 영어를 한국어로 바꾸는 과정에 일부 매끄럽지 못한 대목도 있었다. 원어민이 아닌 한국인이 영어를 구사하는 테스트 과정에서 영어 인식률이 떨어져 생긴 문제 같았다. 기존에도 별도 번역 앱을 이용하거나 영상통화상 툴을 활용해 통역이 가능했다. 하지만 전화상에서 통역이 되는 것은 에이닷 통역콜이 국내 최초다. 호주에도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앱이 있는데 SK텔레콤 서비스는 한국어에 최적화돼 있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에이닷 통역콜처럼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실생활에 유용한 AI 기반의 실시간 통역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하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AI 라이브 통역콜’ 기능을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 측은 별도 앱 설치가 필요 없으며, 통화 내용이 클라우드 등 외부로 새지 않아 보안 측면에서도 안전하다고 소개했다. 내년 1월 공개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부터 이 기능이 적용된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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