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금리인상 종료 가능성 커졌지만 시장 기대보다 고금리 장기화"
"미국 내년 금리예상치 낮아져도 4%대 중후반…단기간내 코로나 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워"
아울러 미국과 유럽의 기준금리가 내년 2분기부터 인하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금리가 예상보다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물가상승률 및 기대인플레이션율 추이 |
◇ "무역 분절화·기후변화 등에 물가 압력 구조적 상승 가능성도"
한은은 14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당시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면서 의결문에서 언급한 내용과 같다. 특히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기대비)이 8월 이후 3% 후반까지 높아졌다가 11월 중 3.3%를 기록했다"며 "물가 오름세 둔화가 지연되는 현상은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소멸한 데다 높은 원자재 대외의존도로 2차 파급효과(second-round effect)가 장기간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래픽] 소비자물가 추이 |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일반인(3.4%)과 전문가(3.0%)에서 모두 3분기보다 다소 높아진 것도 물가 상승률 둔화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앞으로 국내 물가 오름세는 둔화 흐름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되나, 목표 수준(2%)으로 수렴되는 시기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불확실성 요인이 상존한다"며 누적된 비용상승 요인에 따른 2차 파급효과, 국제유가·환율 변동, 공공요금 등과 관련한 정부 정책, 연말·연초 가격조정 집중 가능성 등을 리스크(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더 긴 시계에서는 글로벌 무역체제 분절화, 기후 변화, 친환경 체제 전환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구조적으로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미국·EU·영국 중앙은행 금리 전망 등 |
◇ "시장은 미국·유럽 내년 2분기 금리 인하 전망"
'주요국 통화정책 긴축 기조 장기화'도 우리나라 통화정책과 금융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거론됐다.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중앙은행과 시장 간 이견이 반복되는 가운데 최근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전망 변화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9월과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긴축 기조 장기화를 시사했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내년 2분기 중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 미 FOMC 위원 기준금리 전망 |
ECB(유럽중앙은행)와 영국중앙은행도 높은 정책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은 역시 2분기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한은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사이클은 대체로 종료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이나, 높은 수준의 금리가 시장 기대보다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연준 FOMC에서 내년말 금리예상치(중간값)가 0.5%포인트(5.1→4.6%) 떨어진데 대해 "점도표상 낮아진 금리도 여전히 4% 중후반 수준이고, 중장기적으로 2010년대 인플레이션 환경으로 돌아갈 것인지 등을 어떻게 판단할지가 중요하다"며 "노동시장 상황, 기대인플레이션, 글로벌 공급망 기후변화 대응 등 이런 전반적 상황에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코로나 이전 환경으로 돌아가기는 어렵지 않겠느냐 그런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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