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1억1천300만달러…기존 '연평균 1천500만달러' 관측 뛰어넘어
선구안·수비력 인정받아…샌프란시스코·양키스 등 경쟁 속 몸값↑
이정후, 정든 고척에게 |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이정후(25)가 불운의 부상 악재를 딛고 좋은 대우를 받으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입성에 성공했다.
미국 현지 언론은 13일(한국시간)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천300만달러(1천484억원)에 입단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샌프란시스코 구단과 이정후 측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번 계약은 총액으로도, 연평균 금액(1천883만달러)으로도 기존의 예측을 뛰어넘는 '잭폿'이라고 부를만하다.
당초 계약기간 4∼6년에 총액 6천만∼9천만달러를 받는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었다.
미국 CBS스포츠는 지난달 9일 계약기간 6년에 총액 9천만달러를 예상했고, 같은 달 29일 MLB 단장 출신 칼럼니스트 짐 보우덴은 4년 6천만달러의 관측을 내놓았다.
ESPN, MLB 트레이드 루머스 등 전문 매체들의 예측도 이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연평균 금액은 1천500만달러가 적정하다고 보고 총액은 계약 기간, 옵트아웃 등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수술받은 이정후 |
하지만 이정후는 자신의 장점을 기반 삼아 외부 상황을 잘 활용해 기존의 예상을 뛰어넘는 계약을 따냈다.
특히 올해 7월 갑작스러운 발목 부상으로 수술받은 악재를 딛고 얻어낸 성과이기에 더욱 뜻깊다.
KBO리그 7시즌 통산 타율 0.340의 이정후는 2023시즌 부상 여파로 86경기 타율 0.318(330타수 105안타)에 그쳤다.
출장 경기 수가 100경기가 되지 않은 것도, 시즌 타율이 3할2푼을 넘기지 못한 것도 이정후가 데뷔하고 처음 겪는 일이었다.
돌아온 이정후 |
일단 이정후는 삼진(304개)보다 볼넷(383개)이 많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메이저리그에서 곧바로 3할대 타격감을 뽐내지 못할 수도 있지만, 좋은 선구안으로 타석에서 무기력하게 당하진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은 것이다.
25세로 어리기 때문에 빅리그 적응이 빠를 수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특히 중견수로서 탄탄한 수비 능력이 '타격 정확도를 갖춘 외야수'를 찾는 이번 MLB 스토브리그의 수요와 딱 맞아떨어졌다.
실제로 가장 적극적으로 구애해온 샌프란시스코 구단도 올해 중견수의 평균 대비 아웃 기여도(OAA·Outs Above Average)가 리그 전체 28위(-13)에 그쳤다.
여기에 뉴욕 양키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대형 구단의 영입 경쟁이 이정후의 몸값을 끌어올렸다.
레이스 초반에는 양키스가 좌타 외야수를 영입하겠다며 샌프란시스코와 경쟁했고, 이달 들어서는 주전 외야수 2명을 양키스로 떠나보낸 샌디에이고가 경쟁자로 떠올랐다.
최근 들어서는 오타니 쇼헤이 영입에 실패한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타선 강화를 위해 이정후에게 눈을 돌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구단과 협상 테이블에 앉아있는 이정후로선 반가운 호재였다.
이 밖에도 '키움 선배' 김하성(샌디에이고)이 올해 한국인 최초로 MLB 골드 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KBO리거의 이미지를 끌어올린 덕도 봤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 |
bin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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