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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내년엔 M7보단 소형주 '러셀'…유가는 美주도 6주째 하락 [뉴욕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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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가 인플레이션 저감과 금리동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번주 연이틀 상승세를 기록했다. 시장은 중앙은행이 내일 금리 발표를 하면서 긴축 완화를 시사하기 바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예상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고금기 기조를 강하게 유지하는 발언을 내놓을 것이라는데 맞춰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173.01(0.48%) 오른 36,577.94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21.26포인트(0.46%) 상승한 4,643.7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100.91포인트(0.7%) 올라 지수는 14,533.4에 마감했다.

세 지수 모두 52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S&P는 지난해 3월 금리인상이 시작된 이후 최고치이고, 기술주 모임인 나스닥은 지난해 4월, 다우는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금리가 지난해 3월부터 오르기 시작한 이후 지난해 하반기에는 긴축부담으로 지수가 꺾였지만 올 초에는 AI(인공지능) 랠리로, 연말에는 금리 인상 사이클의 종료로 연말 랠리가 개시되면서 지수가 1년 반 만에 본전 이상을 회복한 셈이다.

이날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성에 차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률이 차츰 저감되고 있다는 수준으로 집계됐다. 바이탈 날리지 창립자인 아담 크리사풀리는 "강세론자와 하락론자는 각각 11월 CPI에 대해 다른 논점을 갖고 있지만 문제는 그 수치가 기대와 매우 일치해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하락론자 중에는 저점을 사기 위해 지수가 떨어져야 한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11월 CPI 3.1%…끈적하게 떨어지는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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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비 3.1% 상승하고, 전월비 0.1% 하락했다. 연말로 갈수록 크게 저감되지 않고 끈적대는 물가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연말엔 고금리로 인해 물가가 빠르게 떨어질 거라던 경제학자들의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이날 미국 노동부 고용통계국은 11월 헤드라인 CPI가 전월비 0.1% 하락(11월 307.051, 10월 307.671)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계절적 조정을 거치면 전월비는 0.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대동소이한 결과다.

물가는 실제로 하반기에 시원한 모습이 아니다. 5월 헤드라인 CPI가 4.1%에서 6월 3.0%로 크게 낙하한 이후 오히려 3% 초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어서다. 7월 3.2%를 기록해 전월비 0.2%p 오히려 상승하더니 8월과 9월엔 나란히 3.7%를 기록했다. 이 시기에 유가와 식료품 가격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의 원료 수급 몽니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물가는 이후 10월에 3.2%로 다시 떨어져 희망을 보였지만 11월에는 다시 3.1%를 기록해 끈적거리는 모습이다.

11월에는 휘발유 가격이 6%나 하락했고, 연료유 가격도 2.7% 떨어졌다. 겨울에 에너지 가격이 높지 않게 유지되는데도 물가가 시원치 않은 이유로는 CPI 구성요소의 3분 1 이상을 차지하는 주거비가 지목된다. 같은 기간 주거비는 월간으로는 0.4%, 연간으로는 6.5%나 올라 다른 비용들의 평균값을 끌어올렸다.


문제는 주거비…한 번 오르니 하방경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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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가족들에게 부담을 주는 주거비는 경제학자들이 연말로 갈수록 떨어질 거라고 예상했지만 결과는 오히려 반대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모든 비용이 올랐고 기대심리로 측정되는 집값은 인간의 최중요 필요요소로 3~4년 전과 비교해서는 평균 두 배씩은 오른 분위기다.

CPI에서 주거비 측정방식도 문제다. 주거비는 실제 거래비용을 계측해 매겨지는 것이 아니라 설문조사 방식으로 자신이 소유한 주택을 임대하는데 드는 비용을 추정하라고 제시해 집계된다. 때문에 주택 소유자들 입장에서는 기대값과 실제값 사이의 거품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통계국은 이를 소유자 등가 임대료라고 부르는데 방식을 개선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신뢰성을 가지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티 로우프라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블레리나 우루치는 "11월 지표는 인플레이션 해소로 가는 길이 험난할 거라는 생각을 뒷받침한다"며 "연방준비제도(Fed)는 탄력적인 서비스 인플레이션 때문에 서둘러 금리를 인하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제든 인플레가 다시 튀어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현 수준 정도는 오랜 기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물가의 장기적 추세 저감은 에너지와 식품류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로 예측하는 게 수월하다. 11월 근원 CPI는 전월비 0.3%, 전년비 4.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원 CPI는 연준의 목표치인 2%의 두 배 수준이다. 제롬 파월 의장이 인플레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아직 남은 길이 멀고 멀다고 지적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11월 들어 중고차 가격은 오히려 1.6% 올랐다. 자동차 보험도 1% 상승해 전년비로는 19.2%나 올랐다. 의료비(0.6%)도 상승 추세다. 지난 5개월 연속 하락세이던 중고차 가격이 오르면서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이 가져온 영향과 미국 내 공급망 이슈가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란 지적에 설득력이 더해진다. 팬데믹과 미중 무역분쟁, 뉴노멀이 가져온 공급망 재편은 사실 이제 시작이란 지적도 있다.


내년엔 M7 보다는 소형주가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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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엘 인베스트먼트의 공동 CEO인 멜로디 홉슨과 존 로저스 주니어는 이날 CNBC에 출연해 "올해 성공한 투자 전략은 내년에는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에는 소형주와 가치주가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이 시장 랠리를 장악하면서 이들의 이름은 2023년 대부분 간판을 차지하며 러셀2000 시가총액의 3배 이상이 되고 있다"며 "S&P는 어느 시점에서 평균 회귀가 일어나기 때문에 더 작은 지수가 힘을 낼 것이고 M7은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 우려로 국제유가 3%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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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제원유 가격은 연준이 아직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3% 이상 하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5% 이상 떨어진 배럴당 68.8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가격도 3.4% 가량 하락한 73.45달러를 나타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하고 금리에 있어서 가속기를 계속 밟아야 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며 "최근 원유선물 시장은 7주 연속 하락이 나타나면서 시장의 신뢰가 산산조각 났다"고 전했다. 미국의 기록적인 석유 생산량이 중국의 경제 약화와 충돌하고 있어 오펙 플러스(OPEC+)가 1분기에 예정한 새로운 감산으로도 원유 가격을 안정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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