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노량' 100분간의 압도적인 스케일의 해전, 성웅 이순신의 장렬한 최후

[노이슬]

[스포츠W 노이슬 기자]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는 스크린을 압도하는 스펙터클한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 전투 씬 속에서도 이순신 장군의 대의를 잃지 않으며 이순신 3부작의 대미를 장식했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영화는 대륙정벌을 꿈꿔, 임진년에 조선을 침략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1598년 9월 18일 죽으면서 전쟁의 패배를 인정하고, 조선에서 철수하라는 유언을 남기며 시작된다. 하지만 수구삼도통제사 이순신(김윤석)이 버티고 있어 왜군은 퇴각로를 찾지 못한다. 왜군은 명에 화친을 제안하고, 실리를 따지는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정재영)은 고심 끝에 이를 받아들인다. 결국 진린은 고니시 유키나가(이무생)가 보낸 뇌물을 받고 연락선 1척 통과를 허용했다. 이로서 연락선은 사천의 시마즈 요시히로(백윤식)에 닿았고, 순천의 일본군, 창선도의 왜군 사이에 조명연합군이 도리어 포위된 처지에 놓였다. 이순신과 진린이 이끄는 조명연합군은 시마즈의 왜군 함대를 속여 노량해협으로 유인, 관음포로 몰아넣는다.

'노량: 죽음의 바다' 김한민 감독은 "'명량'과 '한산: 용의 출현'이 어쩌면 '노량: 죽음의 바다'를 위해 존재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한산'의 지략과 '명량'의 용맹함이 더해진 '현장'(현명한 장군) 이순신의 모습이 담겼다. 특히 명량해전에서 울돌목 지형을 이용했듯이 노량 해협의 관음포를 이용했고, 한산도대첩에서 학익진 전법을 쓴 것처럼 관음포를 둘러싸고, 명과 함께 왜군에 맞선다.

감독과 스태프들의 10년 쌓은 노하우로 총 1000여척이 싸운, 1598년 노량 해협의 겨울 바다를 스크린에 고스란히 그려냈다. 실제 노량해전 당시, 조명연합군은 2만 3천여명의 왜군과 500여척이 넘는 왜선을 노량해전으로 유인, 왜군 2만명을 전사 시켰고, 300척 이상의 적선을 침몰시켰다. 이에 영화 초반 30분 이상은 설전을 오가는 3국의 모습으로 지루함을 안긴 반면,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해상 전투인, 노량해전이 펼쳐지는 100분 동안에는 온 몸에 소름이 돋고 전율이 느껴진다.

특히 이순신의 구선/거북선(메쿠라부네)이 다시 등장, 적선 틈에 침투한 후 조선의 수군이 동시에 쏜 화살이 왜선에 닿는 모습은 마치 바다에 비가 쏟아지는 듯한 연출로 시선을 사로잡고, 이후 판옥선으로 적선에 최대한 붙어 기름통을 던진 후 불화살을 쏘는 전술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왜군 섬멸이 목적인만큼 바다 한 가운데 백병전도 불사한다. 결국 이 과정에서 이순신 장군이 조총 2발을 맞는다. 이순신 장군의 유언이자 명언으로 알려진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전방급신물언아사 戰方急愼勿言我死)는 김윤석만의 해석으로 표현됐고, 비장함이 느껴지는 동시, 오히려 담백하게 다가온다.

압도적인 스케일의 해전 속 감독의 캐스팅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김윤석(이순신), 백윤식(시마즈 요시히로), 정재영(진린), 허준호(등자룡), 김성규(준사), 이규형(아리마 하루노부), 이무생(고시니 유키나가), 최덕문(송희립), 안보현(이순신 첫째 아들 이회), 박명훈(쵸주인 모리아츠), 박훈(이운룡), 문정희(방씨 부인), 이성욱(경상우도 수군절도사), 김중희(오무아 요시아키)를 비롯,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한 여진구(이순신 셋째 아들 이면), 이제훈(광해군), 공명(이억기), 안성기(어영담)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연기는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특히 최후를 맞이하는 순간에도 비장한 이순신과 살마군을 이끄는 시마즈의 꺾일 줄 모르는 기세는 닮아있다. 그럼에도 해가 떠올라도 끊임없이 군사들의 사기를 끌어 올리는 이순신의 집요함에 질색하는 백윤식의 모습은 그의 캐스팅이 신의 한 수 였음을 증명한다. 준사를 연기한 김성규의 최후의 모습도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무려 10년간 이순신 장군의 7년 해전을 스크린에 담아온 김한민 감독. 이순신 장군의 최후를 담아낸 동시 감독은 조선, 왜, 명을 구분하지 않고 일반 군사들이 뒤엉킨 난전을 카메라에 비춘다. 또한 스마즈 가문은 군사들에 "이순신을 잡고 집에 돌아가자"며 전의와 투지를 불태운다. 이는 7년 전쟁으로 인해 무고한 이들의 희생이 따른, 전쟁의 참혹함을 조명한 것. 이에 승리한 전쟁임에도 불구하고, 마냥 기쁘게 웃을 수 없고 씁쓸한 여운이 남는다. '죽음의 바다'라는 부제 역시 이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동아시아 최대의 해상전투와 마지막까지도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성웅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모습은 12월 20일 개봉하는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러닝타임은 152분 32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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