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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국산에 90% 넘게 의존하는 차량용 요소 수입처 다변화에 본격 착수했다. 할당관세 적용 국가를 확대하고 2011년 이후 중단한 요소 국내 생산 재개 방안도 찾기로 했다. 중국보다 거리가 먼 국가에서 요소를 가져올 때 드는 추가 운임비용을 정부가 재정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확정됐다. 정부 대책이 신속하게 나오면서 차량용 요소를 비롯해 공급망 리스크 품목에 대한 수급문제는 조기에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11일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안보공급망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공급망 리스크 품목 수급 현황과 대응 방안, 국회를 통과한 공급망기본법 후속 조치에 관해 논의했다.
정부는 올해 말 종료되는 요소 할당관세를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산도 무관세 수입이 가능해졌다. 중국보다 먼 곳에서 요소를 수입할 때 추가로 드는 해상 운송비 일부도 정부가 내년 4월까지 재정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계약 기준으로 현재 민간과 공공이 비축하고 있는 차량용 요소는 4.3개월분이다. 조달청이 조만간 1개월분(6000t)을 추가 비축하면 5.3개월분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중소기업 공동구매 형태로 들여올 요소도 적게는 수천 t에서 많게는 1만t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운행되는 디젤차량이 6개월 정도 쓸 수 있는 요소가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요소수 완제품 수입 절차도 대폭 간소화하기로 했다. 요소수 완제품은 무게 문제로 수입이 잘 이뤄지지 않지만 만약 수입하려고 하면 20일 걸리던 검사기간을 5일로 줄여준다는 방침이다. 비료용 인산이암모늄에 대한 무관세 혜택도 내년 상반기까지 제공된다. 이에 따라 관세율이 6.5%인 모로코산 인산이암모늄 수입 확대가 기대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인산이암모늄의 중국 의존도는 95.7% 수준이지만 완제품 1만t과 원자재 3만t 등 내년 5월까지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며 "수급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남해화학의 원료 생산량을 확대해 국내 수요로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2차전지 음극재 핵심 소재인 흑연도 중국 의존도가 높은 대표적인 품목이다. 지난해 수입액 기준으로 천연흑연과 인조흑연의 중국 비중은 각각 94.4%, 93.0%에 달한다. 중국 정부는 이달 1일부터 흑연 수출통제를 시행 중이다. 현재 정부가 파악한 민간 재고는 업체별로 3~5개월분이다.
정부는 흑연 자립화, 다변화를 위해 포스코퓨처엠의 인조흑연 생산공장 조기 증설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신속 인허가가 이뤄지면 내년 상반기에 공장 가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인조흑연과 천연흑연 생산공장 신증설 시 전력·용수 등을 지원하고 환경특례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흑연을 수입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인 갈륨과 게르마늄도 중국 수입 의존도가 각각 74.9%, 40.9%에 이르지만 중국 정부는 지난 8월부터 수출통제를 하고 있다. 순차적으로 수입이 이뤄지고 있는 데다 민간 재고가 넉넉하고 수입 대체도 어렵지 않은 상황이지만 정부는 갈륨 비축을 40일분에서 내년에 100일분까지 확대하는 대책을 마련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공급망기본법)'이 내년 6월 시행되면서 범정부 공급망 컨트롤타워인 '공급망안정위원회' 설치와 공급망안정화기금 조성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확정했다. 경제안보품목 수입, 생산 기업에 대한 재정, 금융 지원 재원은 공급망안정화기금이 활용된다. 한국수출입은행에 기금을 설치하고 정부 보증 공급망기금채권을 발행해 조성할 예정이다. 기금 규모는 최소 5조원, 최대 10조원으로 검토되고 있다. 기재부는 내년 1분기에 국회 보증 동의를 얻어 내년 하반기부터 기금 운용을 시작할 계획이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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