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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5 (화)

‘운수 오진 날’ 이정은 “천편일률적 女 캐릭터에 변화… 희열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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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마에 아들 잃고 뒤쫓는 엄마역

대본 처음 받았을 땐 아버지로 돼 있어

감독에게 대사 바꾸지 말자고 제안해

냉담하게 추론·쫓는 모습 보여주려 노력

건조하고 메마른 느낌주려 10㎏ 감량도

유연석 악역 연기, 진짜인가 생각 들기도

“대본을 받아보면 이게 보통 드라마에서 나오는 여성 캐릭터의 대사가 아닐 때 희열을 느낍니다. 천편일률적인 여성 캐릭터에서 새로운 변화가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능동적이고 자기 의사를 분명히 하고, 그런 부분에서 희열이 있어요.”

세계일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운수 오진 날’에서 아들을 연쇄살인마에게 잃은 엄마 황순규를 연기한 이정은은 “당초에는 아버지를 생각해 쓰여 있던 대본”이라며 “능동적이고 냉담한 황순규를 연기해 천편일률적인 여성 캐릭터에서 새로운 변화를 줄 수 있어서 희열을 느꼈다”고 말했다. 티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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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은이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진행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운수 오진 날’ 종영 인터뷰에서 색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기분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운수 오진 날’은 평범한 택시 기사 오택(이성민)이 고액을 제시하는 묵포행 손님 금혁수(유연석)를 태우고 가다 그가 연쇄살인마임을 깨닫게 되면서 공포의 주행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다. 이정은은 원작에 없는 황순규를 연기했다. 그는 아들 남윤호(이강지)의 죽음에 의문을 가지고 추적하는 인물로, 아들을 죽인 인물이 금혁수임을 알고 그를 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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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황순규는 당초에는 남성 배우가 연기할 예정이었다고 이정은은 설명했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역할이 아버지로 쓰여있었어요. 대사를 보면 지금까지의 (가족이) 희생당한 어머니 톤(대사)이 아니었어요. 직접 범인을 찾아가고 뒷조사도 하고 돈거래도 하고, 이런 냉정하고 대담한 부분이 끌렸어요. 그래서 분량을 생각하지 않고 잘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덥석 (배역을) 잡았지요.”

이정은은 남성 배우를 생각해 써진 대본을 바꾸지 말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사를 죽이지 말자고 했어요”라며 “거기(대본) 쓰여있는 대사 그대로 소화할 수 있고 시청자는 희생자 가족의 군상, 모습을 보는 것이니까 엄마든 아빠든 상관없을 것 같았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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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하는 데는 희생자 가족의 감정에 집중했다. “냉담함을 가지려고 했어요. 감정적인 호소로는 될 수 없어요. 아들에게 피해를 준 자를 찾는데 어디서부터 접근해야 할까, 경찰이나 관공서를 찾아갈 수 있지만 거기서 막혔을 때 어떻게 움직일까를 고민했죠. 그렇다고 사적인 제재는 아니었어요. 법의 심판을 받게 하는 게 목적이었죠. 감정적이기보다는 냉담하게 추론하고 쫓아가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 드라마에서 이정은은 액션도 선보였다. 전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명신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수간호사를 연기하면서 선한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는 정반대. 심지어 이정은은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체중을 10㎏가량 감량했다. 이정은은 “건조하고 메마른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어요”라며 “액션도 너무 좋아하는데, 다음에는 이런 장르 출연에 제안이 오면 더 과감한 액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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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출연한 이성민과 유연석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성민에 대해선 “엄청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라며 “연기를 보는 입장에서 재미있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연기하는 본인은 (연쇄살인마가 곁에 있다는 걱정에) 심장이 터져나갈 것 같은 고통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연석에 대해선 “원래 쿨한(시원한) 모습이 있고 멜로를 할 때는 다정한데, 이번에는 힘 하나 안 들이고 악역을 하는 모습이 다이내믹(생동감 있는)했다”며 “진짜 그런(악인) 성분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도 장르물, 특히 사적 제재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했다. “장르물이 주는 것은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어떤 것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작품을 고를 때 고민이 많아요. 사적 제재로 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계속 (드라마가) 잔인해질 것인가 대해서도 의문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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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은 올해를 바쁘게 보냈다. 티빙 ‘운수 오진 날’은 물론이고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명연기를 펼쳤다.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JTBC 드라마 ‘힙하게’에도 특별 출연했다. 내년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에도 출연해 최근 촬영을 마쳤다.

“제가 가는 길을 묵묵히 보고 있는 후배들이 많은 것 같아요. 어떤 배우로의 성공이 아니라 그 과정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결과지향적으로 갈 수 있는데, 후배들이 공감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그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세상에 공평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작품을 하면 좋겠어요. 작품의 색보다 한 마디 내뱉은 대사가 영향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장을 통과하고 뇌와 마음을 움직이는 연기를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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