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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김기현 사퇴에 둘로 쪼개진 與…"민주당 X맨"vs"자살특공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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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희생안' 유보·혁신위 실패 지적에

당내 일각서 金 책임론·사퇴론 분출

자당 단체 대화방서 '金 비호'도 이어져

당 핵심관계자 "金, 지역구 포기 가능성 있어"

[이데일리 이상원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이 11일 김기현 당 대표의 사퇴론을 두고 분열했다.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조기 해산하면서 김 대표에 대한 책임론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면서다. 김 대표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로 국민 목소리에 답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당내에선 ‘결단파’와 ‘현상 유지파’로 갈리면서 김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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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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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책임론에 김기현 “기득권 내려 놓겠다”

당 혁신위는 이날 지도부·중진·친윤(親윤석열)계 의원들의 총선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를 핵심으로 하는 혁신안을 포함한 ‘6대 혁신안’을 당 최고위원회에 전달하고 활동을 공식 종료했다. 김 대표가 용퇴 요청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제기된 혁신위 무용론 속에 출범 42일 만에 조기 해산한 것이다.

김 대표는 혁신위 실패의 책임자로 자신이 꼽히면서 비판이 쏟아지자, 이날 혁신안 최종 보고를 앞두고 혁신안을 묵살하지 않고 이르면 내주 출범할 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에서 검토할 것을 약속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 혁신위는 그간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부분을 짚고 제안해줬다”고 감사를 표하며 “일부 현실 정치에 그대로 적용시키기에 까다로운 의제도 있으나 그 방향성과 본질적 취지에는 적극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혁신위의 소중한 결과물이 우리 당 당헌·당규에 따라 조만간 구성 예정인 공천관리위원회를 포함한 당의 여러 공식기구에서 질서 있게 반영되고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 구성원 모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기득권 내려놓겠다”면서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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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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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거취에 당 지도부마저 분열

김 대표의 약속에도 당내 지도부를 비롯해 의원 간 갈등은 심화했다. 일각에선 김 대표의 사퇴를 재차 압박하고 나선 반면 영남 지역 의원들은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 대표를 옹호했다.

3선의 하태경 의원은 전날에 이어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라디오에서 “김 대표한테 무릎 꿇고 빌고 싶은 심정”이라며 “그동안 김 대표는 혁신을 거부하는 정도가 아니라 방해까지 하면서 사실상 민주당의 X맨이 됐다”고 했다. 그는 이날 오후 김 대표의 발언 이후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다리다가 숨넘어간다”며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안철수 의원은 SNS에 김기현 대표가 전당대회 당시 당 지지율 55%·대통령 지지율 60%를 공약으로 내건 것을 언급하면서 “이대로라면 대구·경북과 강원 일부의 승리만 예상돼 55~60석이 되는 건 아닌지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며 “김기현 당대표와 지도부는 총선 승리 대안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지도부에서도 나왔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우리 당 지도부가 그에 걸맞은 호응을 하지 못했다는 세간의 지적이 뼈아프게 다가온다”며 “지금 이 자리 있는 지도부 중 어느 누가 혁신위의 희생에 대한 요구에 대체 답을 내어놨단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영남권을 중심으로 초선 의원들은 자당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 김 대표를 비호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강민국·박성민·양금희·윤두현·전봉민·최춘식·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등이 김기현 대표 사퇴 주장에 반박하는 글을 연이어 올렸다.

최춘식 의원은 SNS에서 “자살 특공대가 불난 집에 부채질한다”고 했으며 강민국 의원도 “우리가 분열하는 모습만 보일수록, 결국 민주당만 이득을 볼 것이다. 소속 정당에 ‘좀비 정당’이라는 망언까지 해가며 당을 흔들려는 자가 진짜 X맨”이라고 꼬집었다.

분란이 심화하는 가운데 당 핵심관계자는 김 대표의 결단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김 대표가 이렇게 말한 이상 결단을 내리지 않겠느냐”며 “당 대표직을 내려놓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지역구 정도는 포기할 수는 있다”고 말하며 김 대표의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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