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대로면 참패”…이준석 “결과 더 안 좋아져”
김기현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려야 하겠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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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총선 참패 전망…“당 지도부 책임져라”
안철수 의원은 이날 “내년 총선에서 55~60석이 되는 것은 아닌지 밤에 잠이 오질 않는다”며 당 지도부에 총선 승리 대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대로라면 수도권, 부산, 경남은 물론 충청권에서도 참패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당 대표 출마 시 당 지지율 55%, 대통령 지지율 60%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었다”며 “그러나 지난주 당 내부 자료를 보면 내년 총선에서 서울 6석을 예상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국이 위기다. 저는 수도권 승리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겠다”며 “한 표라도 더 민심을 얻기 위해 당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얻을 의석 수에 대해 “제가 들은 정량적인 것들을 합쳤을 때 83에서 87 사이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83~87석 중) 비례를 17개로 예상했다”며 “지난달께 100석 언더(밑)를 예상한다 얘기했는데 그 뒤에 부산 엑스포 결과도 있었고 하기 때문에 결과가 더 안 좋아졌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49개 지역구 중 6개 지역구에서만 우세하다는 분석에 대해선 “냉정하게 데이터만 갖고 보면 (6개가 아닌) 4개 정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알기로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도 수도권 만큼이나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100석 밑으로 내려가 본 적이 없다”며 “막연한 심리적 저항선이다. 그게 지금 보수정당의 시대착오적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 잘못하고 있고 김기현 지도부는 무능력하다. 이 두 가진 진단은 아주 맞는 진단인데 지금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라며 “김기현 지도부는 당연히 물러나야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최상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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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의원 역시 “100석이 위태롭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총선 과반의석은 고사하고 100석조차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바닥인 줄 알았던 우리 당 지지율은 지하 1층을 뚫고 지하 2층, 3층으로 내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태의 제일 책임은 김 대표에게 있다”며 “560(당지지율 55%·대통령 지지율 60%) 공약을 지키는 길은 자진사퇴 뿐”이라고 압박했다.
◆김기현 “혁신위 제안 혁신 그 이상 변화 도입”
김기현 대표는 이날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려야 하겠다”고 했으나,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주류 희생’ 등 핵심 안건에 구체적인 답을 내놓진 않았다. 혁신위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총선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를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전달하고 활동을 공식 종료했다. 혁신안에는 ‘주류 희생’ 등 그동안 의결했던 1∼6호 안건을 종합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혁신위 활동 종료와 관련해 “혁신위는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부분을 짚고 제안해줬다”며 “저를 비롯한 우리 당 구성원 모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로 민생과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안에 대해 “일부 현실정치에 그대로 적용하기에 까다로운 의제가 있으나 그 방향성과 본질적 취지엔 적극 공감한다”고 했다. 이어 “총선기획단이 혁신위가 제안한 혁신 그 이상의 변화를 도입하기로 해 진행 중”이라며 “혁신위의 소중한 결과물이 당 당헌·당규에 따라 조만간 구성 예정인 공천관리위원회를 포함한 당의 여러 공식 기구에서 질서 있게 반영되고 추진되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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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이르면 다음 주 내년 총선 공천을 총괄하는 공천관리위원회를 띄워 당을 본격적인 ‘선거 모드’로 빠르게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공관위는 예정대로 이달 중순에 띄우고 이후 선거대책위원회 발족 등 선거 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관위 출범 일정을 과거보다 한 달가량 앞당기는 것은 당을 빠르게 총선 체제로 전환해 ‘지도부 책임론’을 정면 돌파하려는 셈법으로 보인다. 공관위를 띄워 인재 영입과 컷오프로 ‘물갈이’를 가속해 당 안팎의 시선을 붙잡아 두는 한편, 주류 희생 수용과 관련해선 총선 승리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타이밍을 잡고자 시간을 벌려는 구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기현 책임론’ 등이 연일 계속되자 지도부를 공개적으로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민국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이 단일대오로 나아가야 할 시점에 오직 자신의 ‘정치적 셈법’만을 고려해 당의 단합을 방해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아 매우 유감”이라며 “당을 향한 ‘내부총질’만이 혁신이라 믿는 사람들로 비대위를 꾸린들 과연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단 말이냐”라고 했다. 태영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특정 누군가의 결단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단결”이라며 “자꾸 결단하라고 당 대표를 흔드는데 결단도 때가 있다. 지금 결단하면 선거철이 오면 다 잊어버릴 것이다. 불협화음을 낼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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