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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최고 대우 신인' 구단 방침도 바꾼 1군 캠프행…"절대 무리 안 해, 해온 게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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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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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절대 무리하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하려고 한다. 그래도 내가 해온 게 있으니까."

두산 베어스는 신인 투수 김택연(18)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두산은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김택연을 지명했다. 구단은 김택연을 차기 마무리 투수감으로 낙점했고, 당장 1군 마운드에 올려도 될 즉시전력감으로 평가하고 있다. 두산은 드래프트 당시 '김택연 2024'가 박힌 유니폼을 준비해 김태룡 두산 단장이 직접 김택연에게 입혀 주는 등 정성을 다했다.

두산의 애정은 계약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두산은 김택연에게 올해 신인 최고액인 3억5000만원을 안겼다. 전체 1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지명된 좌완 황준서(18)와 같은 금액으로 최고 대우를 해줬다. 두산은 드래프트 당시 "우리가 전체 1순위였어도 김택연을 뽑았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 말이 진심이었다는 것을 증명했다.

게다가 구단 방침까지 바꿨다. 두산은 2018년 1차지명으로 입단한 곽빈(24)이 그해 불펜으로 32경기에 나선 뒤 팔꿈치 통증으로 결국 수술대에 오르자 '신인 투수는 1군 스프링캠프에 데려가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곽빈은 입단 직전인 2017년 출전했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144구를 던져 혹사 논란도 있었다. 고교 에이스들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인데, 일단 프로에 와서는 아프지 않도록 관리부터 하자는 게 두산의 생각이었다. 곽빈은 팔꿈치 수술과 재활 여파로 2019, 2020년 2시즌을 통째로 날린 아픔이 있었다.

김택연도 마찬가지다. 지명 직후 나섰던 U-18 야구월드컵에서 5연투를 해 혹사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대회 기간 6경기에서 16이닝, 247구를 던졌다. 동메달이라는 값진 성과에도 야구팬들은 김택연의 무리한 등판에 우려를 표했다.

두산은 그래서 김택연을 직접 확인하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 절대 피칭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지난달 잠시 마무리캠프 훈련지인 이천베어스파크로 불렀을 때는 캐치볼과 기초 체력 훈련 외에는 하지 못하도록 조절했다. 김택연은 신인 선수들과 훈련하는 지금도 웨이트트레이닝만 하고 있다.

투구 금지령은 내년 2월에 풀릴 전망이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호주에서 진행하는 1군 스프링캠프에 김택연을 부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4년 동안 지켜온 신인 관리 방침을 깨는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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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김택연 정도면 내년 캠프는 함께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2월 1일에 처음 보는 것보다는 마무리캠프에서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두산의 분위기를 익히라고 부르기도 했다. 무난한 성격에 아주 좋은 사람인 것 같다. 아직 고등학생이지만, 좋은 느낌을 받았다. 내년 캠프에 같이 할 것이고, 조금이라도 적응하는 시간을 줄인다는 생각이다. 김택연이 어느 포지션에서든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모든 스태프가 노력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김택연은 1군 캠프행 소식에 "명단이 확정돼서 나온 게 아니라 나도 기사로만 봤다. 가게 된다면 좋고 영광일 것 같다. 많은 투수 형들,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것이니까. 나는 첫해니까 배우려 하되 오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절대 무리하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당연히 선수로서 공을 던지고 싶은 마음은 큰데, 무리한 것도 사실이다. 쉬어 가면서 감각을 유지하는 정도만 하고 피칭은 내년 캠프에 가서 보여줘도 충분하다.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캐치볼로 감각 유지만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경험이 부족해 경쟁 분위기에 휩쓸려 오버 페이스를 할 우려에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택연은 "그래도 내가 해온 게 있다. 내가 하는 것을 알기에 구단에서 뽑은 것이니까. 너무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감독님과는 시구하러 갔을 때, 또 이천 마무리캠프에 합류했을 때 인사를 해봤다. 마무리 캠프 때도 적응하러 온 거니까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덧붙이며 이 감독의 당부를 잘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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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은 두산 유니폼을 입기 전부터 시상식장에서 각종 상을 휩쓸며 기대감을 더 끌어올리고 있다. 올 시즌 7승1패, 64⅓이닝,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하면서 대선(大鮮) 고교 최동원상을 시작으로 각종 고교야구 최고 투수상을 휩쓸었다. 지난 7일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한은회) 시상식에서는 아마특별상을 받았다.

김택연은 "프로에 들어가기 전부터 상을 받아 뜻깊다. (상을 받은) 선배들과 형들을 보니까 프로선수가 돼서도 이 자리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눈을 반짝였다.

기대가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지금 부응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김택연은 "데뷔 전부터 응원하고 기대해 주는 분들이 많아서 나도 기대가 된다. 내년에 데뷔하는 말을 기다리며 운동하고 있다. 팬들 앞에서 데뷔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준비 열심히 하고 있다"며 내년 3월이 더 기다려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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