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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8 (수)

'그것이 알고 싶다' 조지아주 한인 여성 피살 사건…35년 '미제' 범인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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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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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 씨를 죽인 사람은 누구일까.

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35년째 미제 사건으로 남은 ‘조지아주 한인 여성 살인사건’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1988년 2월 14일 일요일, 어느 화창한 밸런타인데이에 미국 조지아주의 작은 도시 ‘밀렌’의 쓰레기 수거함에서 여성의 변사체가 발견됐다.

나체 상태인 시신은 이미 부패가 진행된 상태로, 전깃줄 같은 와이어에 발목이 묶여 있었다. 외상이나 성폭행 흔적은 없었으며 약물 반응 결과 역시 음성으로 당시 경찰은 사인을 ‘질식사’로 추정했다.

경찰은 변사자에 대해 20대이며 검은색 머리카락에 윗니가 삐뚤어졌다는 것 말고는 신원을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35년이 흐른 지난 10월, DNA 감식 기술을 통해 변사자의 신원이 밝혀졌다. 실종 당시 26세, 조지아주 하인스빌에 거주하던 한국인 여성 김정은 씨였다.

정은 씨는 1981년 스무 살의 나이에 경기도 평택에서 만난 미군과 결혼한 뒤, 미국에 정착했다. 그리고 자신의 집에서 110km 남짓 떨어진 작은 도시 밀렌의 쓰레기 수거함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정은 씨가 나체로 발견된 것에 단서가 있다고 말했다. 신원 파악이 가능한 옷을 벗김으로 해서 신원 확인에 더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 이에 신원 파악으로 자신이 용의 선상에 오는 것이 치명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피해자와 가까운 사람의 소행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시신은 밍크 이불에 싸여 더플백에 담겨 있었는데, 정은씨의 지인들은 “이불은 그때 당시 유행했었다. 미국사람들이 좋아해서 한국 사람들이 선물도 많이 했다”라며 “가방은 한국에서 온 이민 가방이다. 80년대 한국 이민자에게 필수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제작진은 평택 미군 거리를 찾아 가방에 대해 수소문했다. 이에 상인들은 “예전에는 많았지만 요즘은 안 나온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특별히 살해에 준비된 도구가 없다. 아무래도 감정적으로 다투다가 살인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리고 분석했다.

특히 사건이 발생하고 10년 뒤인 1998년, 재감정을 진행한 결과 테이프에서 갈색 카펫 섬유가 발견됐다. 정황상 실내에서 범행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정은 씨 지인들은 “정은 씨의 트레일러에 갈색 카펫을 깔아 놓은 것을 기억한다”라고 기억했다.

당시 정은 씨는 남편과 이혼한 뒤 라운지에서 일하며 동네 시장 아들 마이클과 만났다. 마이클은 15살 연상으로 정신적인 장애를 앓고 있었고, 신기하게도 정은 씨와 있을 때면 잠잠해졌다. 이에 정은 씨는 마이클의 아버지로부터 금전적인 지원을 받고 마이클과 함께 살게 됐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정은 씨는 라운지에서 미군 조를 알게 됐다. 또래였던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고 마이클과 함께 세 사람은 동거 생활에 들어갔다. 정은 씨와 조는 결혼까지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인들은 조를 의심했다. 조가 정은 씨에 대한 집착이 심했다는 것. 성격 역시 자주 욱해서 정은 씨가 손님들과 대화만 나눠도 화를 냈고 결국 두 사람은 서로에게 욕을 퍼부으며 다툼을 벌였다.

급기야 조는 정은 씨의 친구들까지 의심했고, 정은 씨에 대한 조의 의심과 감시가 심해지던 상황에 정은 씨가 사라진 것이었다. 그리고 조는 결혼까지 약속했던 정은 씨가 사라졌는데도 실종 신고도 하지 않았으며, 자신 역시 그곳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수사 당국 역시 조의 행방을 찾았지만 끝내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현지 교민들은 정은 씨 같은 사례가 심심찮게 발생한다고 입을 모았다.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민을 떠난 한국 여성 10만명. 어느 날 갑자기 증발한 여성들의 이야기는 잊을 만 하면 들려왔고, 지금까지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이들이 많다는 것.

전문가는 “당시 미군과 결혼해 온 여성들에게 사회적 평가가 매우 부정적이었다. 한인 사회에서도 배척당했다”라며 “가족이 해체됐을 때 혼자 남는 상황에 처했을 거다. 사회적 지지망도 취약했을 거라고 보인다. 그것이 이 사건의 배경요인으로 보인다. 사고 발생 후 신원 파악도 안 되지 않았냐. 취약 계층에게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고 돌보지 않는 상태가 된 것”이라고 짚었다.

[이투데이/한은수 (onlin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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