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 김하성(28·왼쪽)이 지난달 공갈 등의 혐의로 고소한 임혜동씨. /TV조선 |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MLB) 골드글러브를 거머쥔 김하성(28)이 공갈 협박을 당했다며 옛 소속 팀 후배를 고소했다. 이에 고소당한 임혜동씨는 스스로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고 “김하성에게 상습 폭행을 당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임씨 측이 김하성의 폭행 증거라고 주장한 사진을 두고도 엇갈린 주장이 제기되면서 사건은 진실 공방으로 흘러가고 있다.
임씨는 7일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김하성이) 술만 먹으면 상습적으로 그냥 저를 폭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2년 동안 (김하성에게) 연락을 한 적이 없고, 금전 요구도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김하성에게 공갈 등 혐의로 고소당한 임혜동씨가 "김혜성에게 상습 폭행당했다"고 말하고 있다. /TV조선 |
넥센 히어로즈 소속이었던 임씨는 2016년 프로에서 은퇴했다. 이후 김하성의 로드매니저를 하던 2018년부터 2021년 사이 김하성에게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임씨의 변호인은 김하성에게 폭행당했을 당시 모습이라며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임씨의 턱과 목 부분, 배 등에 상처가 나 있다.
임씨는 2021년 12월 김하성에게 4억원을 받고 합의했는데, 최근 비밀 유지 의무 약속을 위반한 김하성을 상대로 위약금 청구 소송을 진행하자 오히려 자신이 고소당한 것이라고 했다.
김하성이 임씨를 고소하면서 밝힌 이유와 상반된 주장이다. 김하성은 지난달 27일 임씨를 공갈‧공갈 미수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지난 6일 고소인 조사도 마친 상태다.
김하성은 2021년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임씨와 술을 마시다 몸싸움을 벌인 뒤 임씨가 합의금 수억 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임씨는 코로나 기간에 집합 금지 의무를 위반하고 함께 술을 마신 점을 약점으로 삼아 “경찰과 병무청에 신고하겠다”고 압박했다고 한다. 김하성 측은 “처벌받으면 김하성은 입대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었기에 일을 크게 벌이고 싶지 않아 임씨 요구에 응했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에도 지속해서 금품을 요구하는 등 협박이 이어져 임씨를 고소했다고 밝혔다.
2020년 김하성과 임혜동의 카카오톡 대화. 임씨가 자신의 상처 사진을 보내며 "가정폭력의 현실"이라고 말하고 있다. /디스패치 제공 |
폭행 증거 사진의 진위를 놓고도 다른 주장이 제기됐다. 김하성 측은 디스패치에 2020년 두 사람이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임씨는 상처 입은 자신의 사진을 보내면서 “가정폭력의 현실입니다. 아빠가 먼저 욕했어요”라고 했다. 아버지에게 폭행당했다던 사진을 두고 이제 와서 김하성에게 폭행당한 증거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경찰은 향후 임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필요하면 대질 조사도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하성은 8일 프로야구 OB 모임인 일구회가 주최하는 일구상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올시즌 MLB에서 한국인 최초로 골드글러브(유틸리티 부문)를 수상하며 일구상 특별공로상을 받았으나 이번 논란으로 인해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하성은 대신 “일구회 선배들께서 상을 주시는 의미 있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해 아쉽고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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