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민간기업고용 10.3만개 증가 그쳐…예상 크게 하회
팬데믹 후 급증한 레저·접객업 고용 줄어…제조업·건설업도
WTI 70달러 하회·10년물금리 4.1%…"예상보다 빠른 둔화"
한 고객이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타겟 매장 앞에 게시된 채용 표지판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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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고용 10.3만개 증가 그쳐…예상 하회
6일(현지시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 따르면 미국의 11월 민간 기업 고용은 전월 대비 10만3000개 증가했다. 월가 예상치(13만개)보다 적었다. 전월(10만6000개)과 비교해서도 고용 증가 폭이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부분 일자리 창출을 주도했던 레저·접객업에서 7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사람 구하기가 어려웠는데, 이제는 일자리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왔다. ADP의 넬라 리처드슨 이코노미스트는 “팬데믹 이후 레스토랑과 호텔은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 왔지만, 이제 그런 추세는 지나갔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41일간 이어진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의 파업이 끝났음에도 제조업에서 1만5000개, 건설업에서 4000개의 일자리가 각각 줄었다.
임금 상승률 역시 둔화했다. 11월 민간기업 임금 상승률은 전년 동월보다 5.6% 올랐다. 전월(5.7%) 대비 소폭 둔화했다. 이직자의 임금 상승률은 8.3%로 3년 전 ADP가 데이터를 집계한 이후 가장 낮았다.
이는 전날 나온 미국 노동부의 구인·이직보고서(JOLTS)와 유사한 흐름이다. 10월 민간기업의 구인(채용 공고) 건수는 873만건으로 전월(935만건)보다 61만7000건 감소하는 등 고용시장 둔화세가 뚜렷했다. 그간 넘쳐나는 일자리와 구인난에 따른 고임금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급격한 경기 둔화 또는 침체를 걱정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씨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에 나온 자리에서 “경기 침체가 다가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소비 지출 측면에서 우리의 데이터를 보면 정부 발표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지출을 줄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 점수가 가장 낮은 고객들은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의 부채를 지고 있다”고 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추이 (그래픽=마켓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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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5개월래 최저…국채금리 4.1%까지 하락
예상보다 빠른 침체 우려는 국제유가와 국채금리 급락에서도 드러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69.38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2.94달러(4.1%) 하락하며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배럴당 70달러를 밑돈 것은 지난 7월 3일 이후 5개월 만이다. 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2.90달러(3.8%) 하락한 배럴당 74.30달러로 마감했다.
주요 산유국의 자발적 감산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투자 심리를 짓누르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 둔화 우려가 커졌던 셈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휘발유 재고량은 541만 배럴 증가해 월가 전망치(130만배럴↑)를 크게 웃돌았다. 중국의 경기 침체는 상수였는데, 미국의 침체 가능성까지 더해진 탓이다.
불과 한 달 전 5%를 넘던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4.109%까지 떨어졌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데이비드 러셀 전략가는 “ADP 보고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이 서서히 효과를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아직은 연착륙 가능성이 크지만 긴축을 너무 강경하게 유지한다면 경기 침체 걱정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하는 국내총생산(GDP) 나우 모델에 따르면, 올해 4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은 1.3%(전기 대비 연율 기준)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경제를 지탱해 왔던 소비는 가계 저축분이 소진되면서 4분기에 꺾일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웰스파고 자산운용의 데럴크롱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단계적으로 경기 약화 신호가 분명해졌다”며 “미국 경제는 내년 초부터 둔화하기 시작하면서 내년 성장률은 0.7%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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