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 '자동화 셀' 도입…생산성 38% 개선
원하는 부품 정확히 집어내는 등 솔루션 진화…"글로벌 시장 공략 가속"
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 1층 내부 전경(두산로보틱스 제공). |
(수원=뉴스1) 배지윤 기자 = 지난 5일 찾은 두산로보틱스(454910) 수원공장. 자동화 셀에서 협동로봇과 작업자가 '협동로봇' 생산에 한창이었다. 작업자가 간단한 사전 작업을 마치면 협동로봇은 곧바로 70여번의 볼트 체결 작업을 수행해 '협동로봇의 관절'로 불리는 모듈을 만든다. 자동화 셀에서 모듈 1개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37분. 수동 셀에서의 모듈 제작 시간(60분)보다 38% 단축됐다.
◇무인화·자동화로 생산성 확대
경기 수원시 권선구 산업로에 위치한 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은 두산그룹 핵심 신사업인 '협동로봇'이 만들어지는 생산기지이다. 북미·유럽 등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만큼 협동로봇 수요를 대응할 자동화 셀 설비 증설로 생산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날도 2층 자동화 셀과 1층 수동 셀에서 작업자와 사람 팔 형태의 협동로봇이 한창 모듈을 생산하고 있었다. 한시간 1~2개꼴로 만들어진 모듈은 로봇 팔(암)을 제작하는 1층 대조립 공정으로 옮겨졌다. 작업자는 6개의 모듈을 결합해 로봇 팔 형태의 구조물을 만드는 조립 작업을 수행한다.
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 2층에 설치된 자동화 셀(두산로보틱스 제공). |
두산로보틱스는 로봇 제작에 들어가는 각 핵심 부품에 바코드를 새긴다. 불량품이 발생할 경우 바코드를 역추적해 불량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조립을 마친 로봇 암은 시운전 공정으로 옮겨져 13시간의 테스트를 거쳐 완성된다. 이렇게 하루에 만들어지는 협동로봇은 약 10대다.
두산로보틱스는 추후 자동화 셀을 추가로 구축해 생산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현재 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에는 1층에 8개의 수동 셀, 2층에 1개의 자동화 셀이 있다. 내년에는 8개의 자동화 셀을 추가로 구축할 예정이다. 자동화 셀 구축을 마치면 내년 수원공장의 생산 규모는 기존 2200대에서 4000대로 늘어난다.
AMR(자율이동로봇)을 도입해 자재 창고에 부품을 전달하고 모듈 조립 후에 창고로 이송·적재하는 전 과정에서도 효율성을 높인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자동화 셀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성이 2배가량 증가할 전망"이라며 "또 AMR을 도입해 작업자 핸들링을 최소화한 무인화·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로보틱스의 '빈피킹 솔루션'(두산로보틱스 제공). |
◇로봇 솔루션·소프트웨어 혁신으로 글로벌 공략 방점
이날 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에서는 신규 협동로봇 솔루션도 대거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솔루션은 '빈피킹 솔루션'이었다. 협동로봇이 박스 안에 쌓인 부품에서 원하는 부품을 집어 지정된 박스로 옮기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일반 로봇과 다른 점은 분류할 부품 위치와 모양을 정확하게 파악한다는 점이다. 방향성과 기울어짐 정도도 정확히 파악 가능하도록 해 사용자 편의성을 대폭 개선했다.
이처럼 두산로보틱스는 사용자 편의를 무기로 협동로봇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10월 협동로봇 앱을 개발·공유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다트 스위트'를 선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유사한 사용 환경을 제공해 개발자·사용자가 협동로봇을 손쉽게 사용하도록 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다트 스위트에 AI(인공지능)를 접목한 것도 이런 차원이다. 사용자 개입을 최소화하고 협동로봇 기능의 빠른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GPT 기반 협동로봇 솔루션도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두산로보틱스는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장악을 노린다.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 플라노 지역에 북미법인을 설립했으며 내년 독일에 유럽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또 중남미·동남아시아 등 새로운 지역 진출을 검토하는 중이다. 해외 판매 채널도 늘린다. 현재 100여개의 개인 해외 판매채널은 오는 2026년 219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회사의 지향점은 인간과 로봇이 같은 장소에서 안전하게 일하면서 기존 대비 생산성·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협동로봇 솔루션 다양화와 소프트웨어 혁신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회사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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