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험지' 계양을 도전설...박민식 '분당을'·추경호는 '대구 달성'
후속 개각때 방문규·장미란도 차출 거론..."내각이 경력쌍기용이냐" 지적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스타급 장관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출마 준비에 나섰다. 교체 대상이 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6명이다. 정 장관과 조 장관을 제외하면 모두 정치인 출신이다.
여권 내 총선 쇄신 움직임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원 장관을 제외한 대부분 국민의힘 지지세가 높은 지역구나 '양지'로 분류된 서울 강남권에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용산을 떠난 참모진도 대거 지역구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장관은 이날 경기 성남 분당을 출마 명분을 공식적으로 내비쳤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분당에) 출마를 했다가 안철수 의원이 올 때 양보를 했다. 그래서 나한테 분당을 (출마) 명분이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지난번 (보궐선거에) 당 지도부의 오케이를 받아서 부산에서 분당으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분당을은 현재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선한 지역이다. 이곳은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도 출마를 염두에 둔 곳으로 전해지면서 당내 교통정리가 요구된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당이 총선 승리를 위해 적재적소에 전략을 짜지 않겠냐"며 "개인 의지도 중요하지만 당 전체적인 총선 전략에 궤를 맞춰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향해 '험지 출마' 요구가 있으면 어떡하겠느냐고 묻자 "제일 중요한 것은 총선 승리를 해서 윤 정부를 지키고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것"이라며 "거기에 필요하다면 어떤 사람이라도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치인으로 복귀한 원 장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거나 당 선거대책위원장등으로 활동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계양을은 16대 총선 이후로 18대 보궐선거를 제외하곤 모두 민주당이 승리해 국민의힘으로서는 험지로 분류된다.
원 장관은 지난 5일 계양을 출마에 대해 "특정 지역이나 특정 형태를 지금 정해 놓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며 "어떤 헌신과 희생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솔선수범하고, 다른 사람들이 하기 힘든 일이라면 더 앞장설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30대에 정치에 입문해 민주당과 다섯 번 선거를 치러 져 본 적은 없는데 국민의힘 계열 정당의 대표 선수로 가장 많이 나선 사람으로서 국정을 위한 국민 지지와 세력 연합을 위해 책임을 나름 다할 생각"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추 장관은 현 지역구인 대구 달성에서 3선에 도전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내리 4선을 한 달성은 대구에서도 손꼽히는 보수 텃밭이다. 조 장관은 고향인 부산 중영도 출마가 유력하다. 이곳은 최근 황보승희 의원이 국민의힘 탈당 후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무주공산이다.
정 장관은 고향인 충남 천안시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박완주 무소속 의원이 있는 곳으로 박 의원은 민주당에서 제명돼 탈당한 상황이다.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거주지인 서울 서초을 출마설이 거론된다. 이곳은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박성중 의원 지역구다.
대통령실 참모진도 등판을 준비 중이다. 수석비서관부터 행정관까지 많게는 전·현직 20여 명이 총선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은 내년 총선에서 방향을 틀어 고향인 충남 홍성 예산을 겨냥하고 있다. 이곳은 현역 홍문표 의원 지역구다.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도 고향인 경북 영주 영양·봉화·울진 출마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박형수 의원이 있다.
주진우 법률비서관은 현역 전봉민 의원이 있는 부산 수영 출마가, 강명구 국정기획비서관은 현역 김영식 의원이 있는 경북 구미을 출마가 각각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장관들 출마를 두고 내각을 '총선 디딤돌'에 비유하는 지적도 제기된다. 후속 개각 가능성이 나오면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대한 총선 차출설도 거론된다. 교체된다면 방 장관은 3개월짜리 장관이 되는 셈이다. 장 차관도 임명된 지 불과 5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아주경제=정연우 기자 ynu@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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