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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스타들의 사생활을 위협하는 스토킹 범죄가 끊임없이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과거와 달리 스타 본인도, 소속사 차원에서도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음에도 이와 같은 사례는 꾸준히 발생하며 스타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최근 가수 정동원의 소속사 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는 팬카페 공지를 통해 "최근 아티스트의 연습실이나 자택 근처를 배회하거나, 기다리다 아티스트에게 인사를 시도하는 등의 사생활 침해 행위가 발생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동원은 2007년생으로, 만 16세의 미성년자다.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어린 나이에 스토킹 범죄에 노출된 것. 이에 소속사 측은 "사생 행위에 대해 사전 고지 없이 블랙리스트에 등재할 예정이며 강력한 형사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행위에 있어서 어떠한 관용 없이 처리할 예정"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앞서 KBS2 '트롯전국체전'으로 얼굴을 알린 가수 오유진이 자신을 친부라 주장하는 60대 남성 A씨에게 스토킹 당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A씨는 수개월 전부터 SNS와 유튜브 댓글 등을 통해 "친아빠, 친엄마는 어디 갔냐" 등 오유진의 친부모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가 하면, 오유진 관련 기사와 영상마다 자신이 오유진의 친아버지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뿐만아니라 A씨는 오유진의 가족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만남을 요구하고, 오유진의 학교나 행사장에도 찾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유진은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던 성인 남성분들이 '혹시 가수 오유진 아니냐'고 물어보실 때 저도 모르게 '아닌 것 같다', '죄송하다' 이렇게 된다. 저도 모르게 계속 압박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오유진의 소속사는 A씨를 고소했고, 검찰이 A씨를 불구속 기소하면서 재판에 넘겨졌다. 오유진 측은 형사 사건과 별도로 민사상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그룹 BTS(방탄소년단) 역시 스토킹 범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달 서울 강남경찰서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및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20대 여성 B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B씨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뷔의 자택 앞에서 뷔를 기다리는가 하면, 그를 따라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말을 걸고 혼인신고서를 건네는 등의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현장에서 도주했지만 경비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으며, 경찰은 B씨를 상대로 뷔 주변 100m 접근 및 전화, 메시지 이용 접근을 금지하는 긴급응급조치를 결정했다.
특히 B씨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뷔의 집을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후 뷔는 공식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괜찮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글을 남겨 놀란 팬들의 마음을 달랬지만, 소속사 빅히트 뮤직 측은 "아티스트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스토킹 범죄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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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뮤지컬 '벤허'는 분장실을 찾아온 팬이 흉기 난동을 부려 현장에 있던 슈퍼주니어 규현이 상해를 입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30대 여성 C씨는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벤허' 배우 분장실에 침입해 배우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C씨는 배우들과 일면식이 없는 관계로, 전날 공연을 본 뒤 옷 안에 흉기를 숨겨 분장실로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C씨가 노린 이는 박은태였으며, 수상함을 감지한 박은태와 서경수, 규현이 함께 C씨를 제압했다고.
C씨는 경찰 조사에서 "팬인 나를 배우가 못 알아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씨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규현이 손가락에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박은태는 "죄송스럽고 큰 용기가 필요한 일에 선뜻 도와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또 규현은 소셜 계정을 통해 "분장실에서 당일 출연 배우에게 외부인이 난동을 부리는 것을 목격하고, 제지하는 과정에서 손가락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고 직접 상황을 설명해 팬들을 다독였다.
지난해에는 가수 겸 배우 비(정지훈), 김태희 부부를 스토킹한 40대 여성 D씨가 불구속 기소된 사건도 있었다. D씨는 지난 2021년부터 수차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비, 김태희 부부의 자택을 찾아 초인종을 누르는 등 불안감을 준 혐의를 받는다. 그는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되기 전인 2021년 3월부터 10월까지 14차례 동일한 행위로 3차례 경범죄처벌법 위반 통고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2월에도 두 사람의 집을 찾아가 문을 두드렸으며, 4월에는 이들이 이용하는 미용실까지 찾아가 스토킹을 하는 등 범행을 이어갔다. 당초 경찰은 스토킹처벌법 시행 전의 행위인 만큼 D씨를 불송치했지만 검찰은 일련 행위의 지속성, 반복성이 판단의 근거가 될수 있다고 판단, 지난해 12월 D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밖에도 이찬원, 박서준, 박하선, 카라 박규리 등 수많은 스타들이 스토킹 피해를 호소했다. 과거에는 이들을 "사생활을 침해하는 팬"이라는 의미의 '사생팬'이라고 칭했지만, 점차 사생'팬'이 아닌 스토킹'범'이라고 불러야한다는 의견이 확산됐다. 이들의 행위는 결코 '팬'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돼서는 안 되는 범죄에 해당되기 때문. 스타들 역시 집으로 찾아오거나 개인 번호로 지속적인 연락 시도를 하는 스토킹범을 향해 "하지말라"는 강력한 의사표시를 하고 있으며, 소속사 또한 이 같은 행위가 명백한 "사생활 및 인격권 침해하는 범죄행위"임을 명시하며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스타들의 스토킹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이 범죄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 또는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람을 과연 '팬'이라 칭할 수 있을까. 이 같은 스토킹 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 및 예방이 이루어져 더는 같은 상황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생겨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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