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하 기대·불안한 정세·중앙은행들 매집 합작품"
JP모건 "내년 하반기~25년 상반기까지 2천300달러까지 오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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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금값은 보통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발생하고 경기 침체가 닥칠 때 오르지만 최근 들어 이런 통념이 깨지고 있다.
최근 금값이 역대 최고 수준에 올라선 것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와 불안한 국제 정세, 각국 중앙은행의 매집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일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약 31.1g)당 2천71달러를 기록했다.
종전 역대 최고치인 2020년 8월 2051.50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금값은 이날 기준 최근 8주 가운데 7주 올라 올해 들어 11% 상승했다.
다만,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가 5일 2천20.50달러에 마감됐다.
일반적인 예상을 벗어난 금값의 상승세를 미 월가도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보통 금을 인플레이션의 헤지(hedge·위험 분산) 수단으로 인식하지만 최근 물가는 하락하고 있다.
금은 경기 침체시 안전자산으로도 꼽히지만 미 경제가 여전히 강해 증시가 뜨거워진 상황이다.
많은 이들이 꼽는 금값의 고공행진 이유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미 국채의 실질수익률이 급격히 하락했는데, 투자자들은 실질수익률이 내려갈 때 채권 대신 금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이자가 없는 금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또 미 국채 이자 하락은 달러 약세를 낳는데, 이는 미국 밖 투자자들에게 금을 저렴하게 보이게 한다.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느낄 때도 금을 사 모으는 경향이 있다.
금 선물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 때 처음 2천달러를 돌파했고 지난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때도 뛰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지난 10월 7일 이후에는 5% 이상 올랐다.
투자업체 MKS팜프의 닉키 실즈 전략가는 "금이 금리 인하 기대와 전반적인 불행을 대표하는 지표가 됐다"고 말했다.
금값을 밀어 올리는 또다른 주체는 각국 중앙은행이다.
중앙은행들은 미국의 금본위제를 폐지한 1971년 이후 대체로 금을 순매도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순매수로 돌아섰다.
중국과 폴란드, 싱가포르를 필두로 하는 중앙은행들의 올해 금 매입 규모는 세계 채굴량의 30%를 차지하는 약 1천100t에 달했던 2022년을 넘어설 기세다.
씨티그룹의 아카시 도시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금의 구조적 가격 수준은 더 높다"며 "중앙은행들이 여기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채권 매도세가 실질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것과 지나치게 높아진 가격으로 실물 금 구매가 둔화될 수 있는 점 등은 악재다.
인도에서는 금값이 온스당 1천900달러에 이르자 현금으로 바꾸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금값의 중기 전망이 밝다고 말한다.
JP모건은 내년 하반기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연준의 금리 인하 행진으로 금값이 2천3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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