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5일 기준 4만4000弗 돌파
한 달간 26.39%...올해만 166.33% ↑
내년4월 반감기 10만弗 시대 기대감
비트코인 가격이 21개월 만에 4만4000달러 선을 넘어서며 수직 상승세다.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로 인한 ‘피벗(pivot·금리 인하)’ 기대에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대한 기대가 비트코인 가격을 천정부지로 밀어 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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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내년 초로 예정된 ‘반감기’를 계기로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 선까지도 넘어설 것이란 예측까지 나오는 등 추가 랠리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6일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5일 오후 6시(미 동부시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4만4259.40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4만40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4월 말 발생했던 ‘테나·루나 폭락 사태’ 직전 수준의 가격대를 넘어선 셈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한 달 동안에만 26.39% 상승했다. 연초(1월 1일·1만6618.40달러)와 비교했을 때 상승폭은 166.33%에 이른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선 오전 8시 40분 현재 6027만5000원에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그동안 고강도 긴축 정책을 펼쳐 온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둔화로 인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미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 10월 전년 대비 3% 상승하며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는 약세를 보인 대신,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커지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나며 가격 역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픽텟 자산운용의 루카 파올리니 수석 전략가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할 때 좋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자산들이 최근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비트코인과 금을 예로 들었다. 실제 최근 국제 금값도 온스당 2100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현물인 금은 이자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지면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미 당국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호재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비롯해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지난 6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신청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르면 내년 1월께 비트코인 현물 ETF가 SEC의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이아니스 지오카스 수석 이사는 “비트코인 가격 급등의 가장 큰 요인은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SEC의 승인 기대감”이라며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이 같은 상품을 출시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한동안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데엔 전문가들 모두 한목소리를 내는 분위기다. 가상자산 업체인 LMAX 그룹의 조엘 크루거 시장 전략가는 “차트 분석 결과 1차 저항선은 4만8000달러, 2차 저항선은 5만3000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4만8000달러를 돌파한다는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며, 5만3000달러를 돌파하면 2021년 9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라서는 것이다.
내년 4월로 다가온 ‘반감기’는 비트코인 가격엔 겹호재로 풀이되는 요소다. 전체 발행량이 제한된 비트코인의 경우 일정량이 유통되면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들도록 설계돼 있다. 현재 10분에 블록 1개가 생성되고 그 보상으로 6.25개씩 발행되던 코인이 반감기를 거칠 경우 보상 수량인 절반인 3.125개로 감소한다는 것이다.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비트코인 가격은 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감기는 약 4년을 주기로 온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차 반감기(2012년 11월)가 시작된 시점부터 다음 반감기까지 약 92배 상승했다. 2차(2016년 7월)와 3차(2020년 5월) 반감기 때는 각각 30배, 8배 올랐다.
이 같은 과거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유력 투자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내년 말까지 10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탠다드차타드 이외에도 가상자산 서비스 업체인 매트릭스포트는 내년 말 비트코인이 12만50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비트코인 상승 기대치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밀러타박플러스코의 매트 말레이 수석 시장전략가는 “시장에 2020년과 2021년 같은 (자금) 유동성이 생기지 않는 한 비트코인에 관한 낙관적 예상은 헛된 꿈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시장 기대보다 더 장기화될 경우 유동성에 제한이 생기며 비트코인 상승 폭에도 한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단 것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에 따른 호재도 단기적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존스 트레이딩의 마이클 오루크 수석 시장 전략가는 “ETF 기대와 금리 인하에 대한 희망이 결합해 또 다른 투기적 광란을 불렀다”며 “ETF를 기다리다가 2만 달러 랠리를 놓친 사람들이 단지 ETF이기 때문에 두 배의 비용을 지불할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비자이 아야르 코인DCX 부회장은 “ETF 승인이 무산되면 이번 랠리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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