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정치권 ‘중처법 유예’ 움직임에 노동계 전운…투쟁 수위 올리나

헤럴드경제 이세진
원문보기

정치권 ‘중처법 유예’ 움직임에 노동계 전운…투쟁 수위 올리나

서울맑음 / -3.9 °
한국노총·민주노총 전날 국회앞서 회견·규탄대회

“총선 전 양당 정치규합…법안 무력화 시도” 비판
5일 오후 서울 국회 인근에서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중단 촉구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연합]

5일 오후 서울 국회 인근에서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중단 촉구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정치권이 근로자 50인 미만 중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를 적극 검토하면서 노동계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여당의 유예 방침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또한 조건부 수용 입장을 내비치면서 관련 법 개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노동계는 내년 총선을 앞둔 양당의 선거 전략이라며 강력 투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6일 정치권과 노동계 등에 따르면 국회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년 추가 유예하는 법안을 본격 논의 테이블에 올렸다. 지난 9월 국민의힘이 발의한 개정안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던 여야는 최근 민주당의 조건부 수용 입장 선회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의 사과와 법 적용 확대에 대한 세부계획 마련, 2년 뒤 확대 시행 약속 등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여야가 최근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해 출범한 ‘2+2 협의체’(각 당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 참여)에서도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이 논의 대상으로 올라 있어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21년 1월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 사고 등 중대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안전 조치를 소홀히 한 사업주,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이다. 통과 당시 산업 현장의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시행을 1년여 뒤인 2022년 1월27일로 늦췄고,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2년을 추가로 유예해 내년 1월27일까지 유예 기간을 뒀다.

여기에 최근의 2년 추가 유예 움직임은 이를 2026년 1월로 늦추는 것이 골자다. 50인 미만 기업의 영세성, 인력 부족 등을 호소하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적용을 미루자는 주장이다.

노동계는 즉각 반발 수위를 높였다. 법 개정 이후 3년의 준비 시간이 있었음에도 시행을 또 미루는 것은 법안을 무력화하는 시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전날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처벌 유예 개정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이미 3년을 유예한 50인 미만 사업장에 법 적용이 연기되면 준비한 기업만 바보 만드는 꼴”이라고 비판하면서 “결국 ‘버티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법 제정으로 어렵게 확대된 안전투자와 인식 전환은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도 같은 날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중단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여당과 민주당을 향해 규탄 목소리를 높였다. 500여 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결의대회에서 윤택근 위원장 직무대행은 “중대재해 80% 이상이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것을 정부를 포함한 모두가 알고 있다”면서 “국회와 정권이 한통속으로 우리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몬다면 그에 걸맞은 투쟁을 하겠다”고 격앙된 발언을 쏟아냈다.

내년 1월이 법 개정 시한이 된 가운데 국회 법사위 상정 및 통과 등 가시화된다면 노동계의 투쟁 수위가 높여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민주노총은 전날부터 국회 앞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고, 개별 국회의원을 향한 직접 항의 행동도 나서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지난 7월 전국 단위 총파업에 이어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최근 파업 노동자에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란봉투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됨에 따라 노정 갈등이 일촉즉발인 상태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현재 민주노총 지도부 교체 시기와 맞물려 당장 구체적 투쟁 계획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내년 초 선거를 앞두고 노동개혁과 관련한 투쟁을 지속 이어나갈 것”이라면서 “총파업은 상황과 조건이 맞아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고 관련한 여러 작업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