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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양승태와 '사법농단'

조희대 “압수수색 사전심문 긍정 검토”…사법농단 의혹은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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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서 “취임하면 압수수색 관련 문제점 공론화할 것”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사태에 “자괴감 들어”
김명수 전 대법원장 평가는 말 아껴…“실패 반면교사 삼겠다”


이투데이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조희대(66·사법연수원 13기) 대법원장 후보자가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 도입과 관련해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대법관으로 재직할 당시 벌어진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서는 “국민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조 후보자는 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제도 도입 관련 질의에 “최근에 압수수색 문제가 굉장히 대두되고 있는데, 외국에서도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사전 심문을 위해) 아무나 부르게 되면 수사의 밀행성이나 신속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고민하고 있다”며 “기존 안에서 후퇴해 검사가 신청하는 참고인만 부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점도 함께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는 판사가 영장을 발부하기 전에 관련자를 불러 대면 심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대법원은 2월 ‘형사소송규칙’(대법원 규칙)을 변경해 압수수색 사전 심문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입법예고했지만, 수사에 지장을 초래해 실체적 발견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며 논란이 이어져왔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 역시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전날 검찰의 압수수색을 언급하며 “법원은 압수수색 영장이 들어오면 거의 100% 다 발부해준다. 검사에게 왜 영장을 청구했는지 물어보고 사전에 심문하고 알아보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대법관으로 근무할 때 압수수색과 관련해 참여권을 획기적으로 보장하거나 압수된 자료의 반환을 청구하는 등의 획기적인 판결을 냈다”며 “여전히 문제가 된다면 앞으로 세심히 살펴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여당은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주문을 이어갔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조국 전 교수 사건은 3년1개월 만에 1심이 선고됐고, 2년 선고를 받았다”며 “실형 선고를 받았음에도 법정 구속이 안 됐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김형동 의원도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민주당을 탈당한 최강욱·윤미향 의원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재판 지연 문제를 언급한 뒤 “정치적 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사법부 독립은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선 언급하기 어렵다”며 “일반론으로는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재판이 지연돼서는 안 된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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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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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불거진 이른바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선 고개를 숙였다. 조 후보자는 ‘양 전 대법원장과 3년 6개월간 함께 일한 만큼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책임이 있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강은미 정의당 의원의 질의에 “국민에게 걱정을 끼쳤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의 일원으로서 불신을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자괴감이 있다”며 “사법농단의 원인이나 결과 등은 1심 재판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려운 점을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는 “전임 대법원장에 대해서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성공한 것도, 실패한 것도 있다. 전임 대법원장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고 잘한 점은 계승해서 사법부를 지키겠다”고 했다.

이날 청문회는 앞서 낙마한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청문회와 달리 비교적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여당뿐 아니라 야당 청문위원들도 조 후보자의 인품을 높게 평가하는가 하면, 임명을 전제로 한 듯 향후 사법부의 중립성과 독립성 등을 당부했다.

김도읍 인사청문위원장은 청문회 직전 “원활하게 청문회가 진행돼 대법원장 공백기를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위원장직을 사임하기도 했다. 지난달 22일 예정됐던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는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검사 탄핵 추진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파행됐는데, 민주당은 이 책임을 물어 김 위원장의 교체를 요구한 바 있다.

[이투데이/김이현 기자 (spes@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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