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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김민기와 학전은 꿈의 장소”…‘학전 AGAIN’ 설경구→박학기 뭉쳤다 [MK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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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가수 박학기(왼쪽부터), 배우 배해선, 장현성, 설경구, 방은진, 작곡가 김형석, 크라잉넛 한경록, 유리상자 박승화, 여행스케치 루카. 사진ㅣ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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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대표 소극장 학전이 개관 33년만인 내년 폐관을 앞둔 가운데, 뮤지션들이 힘을 모아 ‘학전 AGAIN’ 프로젝트 공연을 진행하며 마지막 인사를 보낸다.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음악저작권협회 KOMCA홀에서 ‘학전 AGAIN’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박학기 한음저협 부회장, 작곡가 김형석, 작사가 김이나, 박승화(유리상자), 루카(여행스케치), 한경록(크라잉넛), 배우 설경구, 배해선, 장현성, 방은진 감독 등이 참석했다.

학전(대표 김민기)은 창립 33주년을 맞는 내년, 폐관을 앞두고 ‘학전 AGAIN’ 프로젝트 공연을 진행한다. 학전은 김민기의 위암 투병이 길어지고,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데다 수년간 대학로 공연 관객들이 점점 줄면서 경영난을 겪어오다 내년 폐관을 결정했다.

박학기는 “음악을 시작할 때 누군가를 바라보고 시작한다. 김민기와 학전은 꿈의 장소였다. 음악을 시작했고 많은 연극인이 학전에서 나왔다”면서 “늘 그 자리에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힘든 걸 혼자 감내하고 있었다. 학전이 지금의 원형 형태로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다. 김민기는 여기 앉아있는 많은 후배를 키워왔다. 이번 상황을 보면서 우리 모두가 안타까웠다. 김민기, 학전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는데 그 빚을 갚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다. 유사 이래로 많은 뮤지션과 배우들이 힘을 모은 프로젝트가 없다. 누구 하나가 대단한 생각을 가져서가 아니라 김민기의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공연 수익금에 대해서는 “학전은 180석으로 운영된다. 전회차 매진을 해도 얼마 안될거다. 그래도 수익금을 남길거다. 그 돈이 얼마 안되지만 큰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학전이 지금 재정상태가 좋지 않다. 모인 것들은 학전의 재정과 새로운 출발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윤석, 설경구, 황정민, 조승우와 함께 학전 독수리 오형제라 불리는 장현성은 “20대 초반에 극단 학전에서 처음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그 때 처음 선생님이 말씀하셨던게 ‘나는 지금 연극도 모르고 연기도 모른다. 근데 너희들과 못자리 농사를 짓는다는 생각으로 한다. 나중에 여기서 쌀을 수확해서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벌써 30년이 됐다. 그 마음을 갖고 살았다. 그때의 선생님보다 나이 든 중년의 남자가 됐다. 선생님의 말씀과 태도들은 닮고 싶은 어른의 모습이었다. 앞으로도 그 시간이 오래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설경구는 “이 자리에 오고 싶지 않았다. 반가운 자리가 아니어서 오고 싶지 않았는데, 고민 끝에 참석을 결정하게 됐다. 연기한지 30년이 됐는데, 나의 연기 시작점이 학전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를 받아주는 극단이 없어서 용돈벌이 하러 학전 포스터를 붙이다가 함께하게 됐다. 그게 1994년 ‘지하철 1호선’ 초연이었다. 나를 시작하게 해준 분이고 공간이다”라며 “배우들이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공연에 올라갈거다. 학전은 청년 문화의 상징적인 문화적 가치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방은진은 “연출가와 배우로 만난게 인연으로 해서 1994년 ‘지하철 1호선’을 함께하게 됐다.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다. 그때에는 ‘지하철 1호선’이 소극장 뮤지컬로 역사에 남을 기록을 세울 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공식적 인터뷰에서 학전이 코로나 때 힘들었다고 했지만 개인이 운영하기 쉽지 않았을거다. 폐관을 결정했을 때 너무 안타까웠고 할 수 있는게 없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마지막 공연이) 매진해야한다. 십시일반해서 할 수 있는 걸 하겠다”고 말했다.

작곡가 김형석은 “내가 김민기의 음악을 듣고 위로 받았던 것처럼,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김민기가 위로 받았으면 좋겠다”면서 “케이팝 글로벌 인기의 근간에는 김민기의 노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의미있는 공연이 계속해 펼쳐졌던 학전이라는 공간이 계속 유지되고 새로운 꿈나무들에게 기회의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유리상자 박승화는 “시작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나의 시작에는 김민기가 있었다. 통기타로 음악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 ‘아침이슬’이 나에게 노래하고 싶다는 꿈을 줬다. 유리상자로 활동하기 전에 항상 김광석, 박학기가 학전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코러스로 활동했던 기억이 있다. 유리상자 첫 공연을 학전에서 했을 때 너무 기뻤다. 그런 김민기가 아프다는 얘기를 듣게 되고 학전이 문을 닫는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슬펐다. 학전에서 프로젝트 공연이 계속 진행되면 좋겠다. 학전의 유지를 위해서 애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학전은 민중가요 ‘아침이슬’ ‘상록수’ 등을 작곡한 가수 김민기가 1991년 3월 대학로 소극장으로 개관한 이후 다양한 예술 장르간의 교류와 접목을 통한 새로운 문화창조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또한, 소극장 뮤지컬 최초로 라이브 밴드를 도입했고, ‘지하철 1호선’ ‘모스키토’ ‘의형제’ ‘개똥이’ 등 학전만의 특색을 담은 공연을 기획·제작하며, 한국적인 창작 뮤지컬의 성장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가수 윤도현·박학기·알리·동물원·장필순·권진원·유리상자·이한철·이은미·자전거탄풍경·여치·시인과촌장·크라잉넛·유재하동문회·하림·이정선·노찾사·한상원밴드·왁스·김현철·한영애·이두헌(다섯손가락)·강산에·정동하, 배우 황정민·설경구·장현성·김윤석·방은진·배해선·정문성·이정은·김원해·전배수·김희원·박명훈·오지혜·최덕문·안내상 등 많은 예술인들이 학전 무대를 거쳐 성장했다.

‘학전 AGAIN’ 프로젝트는 2024년 2월 28일부터 3월 14일까지 학전 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신영은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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