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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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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일가족 사망 사건 화재 합동감식…인화성 물질 원인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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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유서는 발견 안 돼…휴대전화 포렌식 예정

연합뉴스

울산 일가족 사망 아파트 합동 감식 현장
[촬영 장지현]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불이 난 울산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화재 원인과 사망 경위 규명을 위한 합동 감식이 4일 진행됐다.

울산경찰청은 소방 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벌였다.

감식 결과 경찰은 40대 아버지 A씨가 집에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여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인화성 물질이 담긴 비닐봉지를 여러 개 발견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약독물이나 수면제도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현장에 있던 생수병과 술병 등에 관련 성분이 포함됐는지 감정할 예정이다.

보다 구체적인 사건 경위는 휴대전화 포렌식과 주변인 조사 등을 통해 확인할 계획이다.

지난 1일 오후 7시께 "학생이 등교하지 않았다"는 신고가 울산의 한 중학교로부터 접수됐다.

경찰은 해당 학생이 사는 아파트로 출동했지만, 아버지인 A씨는 문을 열어주지 않고 자녀들이 집 안에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경찰은 직접 확인을 재차 요청했으나 A씨가 거부하자 현관문을 강제로 열기 위해 소방구조대에 협조를 요청했다.

구조대가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집 안에는 연기가 자욱했고, 방 안에는 A씨의 아내, 중학생과 고등학생인 두 자녀가 숨진 상태였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또 집 안에 불이 붙어 소방관들이 추가로 출동해 20여분 만에 진화했다.

경찰은 대기업 직원인 A씨가 경제적 문제를 겪다가 가족을 살해하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하고 있다.

A씨와 가족은 집이 지난해 경매로 넘어간 뒤 지난 9월 낙찰돼 타인 명의가 됐는데도 퇴거하지 않고 계속 살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jjang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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