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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4년전 빅클럽 실패 꼬리표 달고 떠난 주민규…‘챔피언+득점왕’ 대반전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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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울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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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기자] “트로피가 무겁다는 것을 처음 알았네요.”

진심은 통했다. 자기 커리어에 ‘우승’을 집어넣고 싶다며 씁쓸하게 떠났던 울산 현대에 4년 만에 복귀한 스트라이커 주민규(33)는 바람대로 챔피언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그리고 커리어 두 번째 득점왕(17골)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잊지 못할 2023시즌이다.

2013년 K리그2 고양 Hi FC에서 프로로 데뷔했을 때 수비형 미드필더로 뛴 그는 2015년 서울이랜드로 이적한 뒤 스트라이커로 변신, 23골(40경기)을 터뜨리며 날아올랐다. 이후 2017년 K리그1 소속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에서 군 생활하며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뒤 2019년 챔피언을 노리는 울산에 입단했다. 빅클럽에서도 그의 득점력이 통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그해 28경기를 뛰며 5골5도움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정상급 외국인 공격수와 경쟁도 처음 겪는 일이었다.

절치부심하며 제주 유나이티드로 떠난 그는 울산에서 실패를 보약삼아 한 단계 더 진화했다. 2021년 22골(34경기)을 넣으며 생애 첫 득점왕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17골을 기록, 조규성(17골·당시 전북)과 최다 득점 타이를 기록했다. 다만 경기수가 더 많아 득점왕 타이틀을 조규성에게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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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FA)신분을 얻은 그는 뜻밖에 홍명보 감독의 러브콜을 받았다. 스타군단 울산이어서 험난한 주전 경쟁이 불가피했지만, 프로 이력에 우승 타이틀을 얻고 싶다는 바람으로 4년 만에 울산으로 돌아갔다. 실제 마틴 아담(헝가리)과 번갈아 뛰는 등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한 제주 시절과 비교해 출전 시간이 고르지 않았으나 실망하지 않았다. 주어진 기회에서 사력을 다했다.

개인 득점보다 팀 성적을 우선으로 여겼다. 우승을 원하는 그의 진심과 ‘내려놓은 마음’은 오히려 농익은 골 결정력을 끌어냈다. 슛 대비 유효슛 비율이 67%(67개 중 45개)에 달했다.

3일 전북 현대와 최종 38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발 출격한 주민규는 침묵, 전날 최종전에서 1골을 추가한 티아고(대전·17골)와 득점 타이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 출전 시간이 적어 경기 시작도 하기 전에 득점왕으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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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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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제 어머니 생신이었는데 점심 먹으면서 티아고의 경기를 봤다. 화장실 다녀온 사이 (티아고가 골을 넣어) 아버지, 어머니의 표정이 굳어 있더라. 집에 가자고 하셨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결국 (티아고가 추가골을 못 넣으면서) 오늘 경기를 앞두고 득점왕 타이틀이 확정돼 팀 승리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35라운드에서 조기 우승을 확정한 울산은 전반 터진 설영우의 선제 결승포로 1-0 신승, 화려한 우승 대관식을 치렀다. 트로피를 들고 샴페인을 맞으며 우승 뒤풀이를 함께 즐긴 주민규는 “4년 만에 울산에 오면서 꼭 우승하고 싶은 열정, 욕망이 있었다. 팀이 지난해 우승해서 내가 와서도 또 해야한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다행”이라며 웃었다.

주민규는 윤상철(1990·1994년) 이기근(1988·1991년) 김도훈(2000·2003년) 데얀(2011·2012·2013년)에 이어 K리그 통산 5번째로 두 차례 이상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마지막 목표는 태극마크다. K리그 최고 골잡이로 불리면서도 A대표팀과 연이 없던 그가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을 앞둔 클린스만호에 승선할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대표팀 주력 공격수인 황의조(노리치시티)가 불법 촬영 혐의로 대표 자격을 잠정 박탈당하면서다.

주민규는 “(대표팀 발탁에) 매달리니 실망이 크더라. 간절하게 겸손하게 노력하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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