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대상 받은 함정우의 포부
LIV 골프 프로모션 도전에 이어
PGA투어 퀄리파잉 스쿨도 노크
“까다로운 PGA 코스 플레이 자신, 어느 투어든 합격해 자리잡고 싶어”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대상 수상자 함정우가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함정우는 8일부터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LIV 골프 프로모션에 출전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15일 시작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 스쿨에 응시한다. 용인=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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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 골프에 가면 필 미컬슨(미국)과,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선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붙어보고 싶네요.”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제네시스 대상을 받은 함정우(29)의 목소리엔 설렘이 가득했다. 함정우는 3일 LIV 골프 프로모션이 열리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로 떠났다. 8∼10일 열리는 이 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PGA투어 퀄리파잉(Q) 스쿨에 도전한다. 지난주 경기 용인 해솔리아 골프연습장에서 만난 그는 “한국에서 대상을 받았으니 이젠 외국의 센 선수들과 대결해 보고 싶다”며 “꿈에 그리던 해외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른을 앞둔 나이에 그가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건 제네시스 대상이 결정적이었다. 함정우는 대상과 함께 상금 1억 원, PGA투어 Q스쿨 최종전 직행 자격, DP월드투어(옛 유럽투어) 1년 시드 등을 부상으로 받았다. DP월드투어 시드에 주요 경기 출전권은 보장돼 있지 않다. 대상 상금 1억 원을 경비로 쓰면서 해외 무대를 노크하는 이유다.
LIV 골프 프로모션은 사흘간 4라운드를 치러 상위 3명에게 내년 LIV 리그 출전 자격을 준다. 함정우는 “쇼트게임이 좋은 미컬슨은 LIV 골프의 간판선수”라며 “나도 한국에서는 쇼트 게임이 좋다는 말을 들었다. 미컬슨과 꼭 한번 쳐보고 싶다”고 했다.
15∼18일 나흘간 미국에서 열리는 PGA투어 Q스쿨 최종전에서는 상위 5위 이내에 들어야 내년 시즌 PGA투어 출전권을 얻는다. 함정우는 “PGA투어에서 정상급 선수가 된 임성재 등과 함께 라운드를 하면서 ‘PGA투어는 수준이 다르구나’ 하는 걸 새삼 느꼈다”며 “PGA투어에서도 최정상에 있는 매킬로이 같은 선수는 얼마나 잘 치는지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PGA투어는 코스 세팅이 까다롭다. 함정우는 어려운 코스에서 성적이 좋았다. 함정우는 10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했다. 이 대회 호스트이자 PGA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의 맏형인 최경주는 “코스 난이도가 PGA투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2년 전 같은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른 함정우는 “내 플레이가 공격적이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어려운 코스에서 인내력 있게 플레이하는 건 자신 있다”고 했다.
함정우 “가족은 나의 힘” 함정우(왼쪽)와 아내 강예린, 딸 소율 양. 함정우와 강예린은 한국프로골프(KPGA)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1호 부부다. 함정우가 10월 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정상에 오른 뒤 남긴 가족 사진. KPGA 제공 |
함정우는 지난해 3월 국가대표 동료이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회원인 강예린(29)과 결혼했다. 그리고 올해 초 딸 소율을 얻었다. 올해 전반기 부진했던 그를 일으켜 세운 것도 가족이었다. 아내의 권유로 시작한 달리기가 결정적이었다. 평소 땀이 많아 달리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는 그는 “7, 8월 여름 휴식기 때 아내의 권유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혼자 하라고 했으면 못 했을 것이다. 그런데 아내가 ‘여기서 멈추면 예선 탈락하는 거야’라고 하면서 5km 정도를 옆에서 함께 뛰어줬다”고 말했다.
정신력도 좋아졌다. 그는 “예전엔 경기 막판 샷이 흔들리면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쳤다. 그래서 후반에 무너지곤 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나머지 홀에서 한 타라도 아끼자’는 생각으로 친다. 딸 생각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함정우는 “특별히 잘하는 게 없는 게 단점이다. 하지만 딱히 못하는 것도 없다. 그게 장점이다. 나 자신을 믿고 어느 투어든 합격해 자리를 잡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용인=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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