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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할리우드도 분열…‘팔 지지 표명’에 계약해지 등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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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국 배우 신시아 닉슨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주 의회 의원들 및 활동가들과 함께 가자지구에서 영구 휴전을 촉구하는 단식 투쟁에 나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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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두고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분열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민간인 희생자가 급증하고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이 심각해지자 일부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은 휴전을 촉구하면서 팔레스타인 지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이를 이유로 심한 경우 작품에서 하차를 당하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인기 드라마 <섹스앤더시티> 시리즈의 주연 배우 신시아 닉슨은 지난달 말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가자지구 휴전을 촉구하는 5일간의 단식 투쟁에 참여했다. 그는 다른 활동가, 주 의회 의원들과 함께 피켓을 들고 “가자지구에서 1만4850명 이상이 사망했다. (영구) 휴전이 오기 전까지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하는가”라고 외쳤다.

미국 인기 가수 겸 배우 셀레나 고메즈도 지난 10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공포, 증오, 폭력, 테러를 보고 마음이 아파져서 소셜미디어를 잠시 쉬고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사람, 특히 어린이를 보호해야 한다. 폭력은 영원히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뿐 아니라 브래들리 쿠퍼, 호아킨 피닉스, 크리스틴 스튜어트, 마크 러팔로 등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에 가자지구 휴전을 촉구하는 서한에 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을 규탄하는데 동참한 일부 배우들은 업계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몇 년간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할리우드 파업,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비판, 임신중단 등의 이슈를 놓고 놀라울 정도로 단결된 모습을 보여왔지만, 이번 전쟁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영화 <스크림>의 여주인공인 멕시코 배우 멜리사 바레라는 ‘반유대주의’로 보일 수 있는 게시물을 올렸다는 이유로 영화에서 강제 하차 당했다. 앞서 바레라는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파괴한다는 구실로 무고한 팔레스타인인과 아이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대량 학살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오스카상을 수상한 배우 수전 서랜던은 뉴욕에서 열린 팔레스타인지지 집회에 참여했다가 소속사로부터 계약해지를 당했다. 그는 지난달 17일 친팔레스타인 집회에서 “지금 유대인으로서 살아가기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들은 이 나라에서 너무 자주 폭력을 당하며 살아가는 무슬림들의 감정을 이제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대녀인 배우 돈잘레이 애버내시는 이와 관련해 “배우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고통을 받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는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생명을 구할 방법을 찾아야 하고 서로를 벌해서는 안 된다”면서 “전쟁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처벌이나 차별을 받고 있나? 나는 모르겠다. 그러나 전쟁은 멈춰야 하고 인질들은 석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대인 자본으로 성장한 할리우드는 역사적으로 굳건히 이스라엘을 지지해왔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당시 많은 관중들이 할리우드 보울에 앉아 축하했고, 1967년 같은 곳에서 열린 ‘이스라엘 생존을 위한 집회’에는 유명 스타들이 참석해 연대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십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일부에서는 이스라엘은 더이상 약자가 아니라 미국의 지원을 입고 팔레스타인인들을 억압하는 국가라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에미상 수상 배우인 데이비드 클레넌은 “할리우드는 그간 만장일치로 이스라엘에 대한 존경과 충성을 보여주곤 했다”면서 “그러나 새로운 세대가 그 지배적인 이데올로기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물론 기존 세력은 그들을 위협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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