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미 연준보다 먼저 금리 인하" 전망에 유럽증시 강세

ECB, 내년 4월까지 금리인하 시작 관측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30일(현지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2년 4개월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되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조만간 금리인하를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유럽증시가 강세를 보였다.

미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통계기구 유로스타트는 이날 유로존의 11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동월 대비 2.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의 2.9%보다 0.5%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2021년 7월 이후 최저수준이다. 또 시장의 예측치 2.7%보다 크게 밑돌았다.

유로스타트는 가공되지 않은 식품을 제외한 모든 품목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도이체방크 리서치의 마크 드 무이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3개월 연속 시장을 놀라게 했다"면서 "11월 지표는 인플레이션 바스켓의 모든 구성요소에 걸쳐 물가 압력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고 평가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비용이 급등하면서 지난해 10월 10.7%를 기록했으며, 이 같은 급등세는 ECB의 긴축통화 기조를 촉발해 예금금리를 사상 최고 수준인 4%까지 끌어올렸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등 ECB 인사들은 최근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끝나지 않았으며, 통화 완화 정책을 시작할 계획이 없음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인플레이션이 ECB의 목표치 2%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고 유럽 경제가 침체기에 있다는 최근 경제지표들을 감안해 시장은 내년 4월까지 ECB가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틱밀그룹의 제임스 하트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내년 4월 금리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면서 "내년 3월 금리인하 가능성도 50%를 살짝 밑도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JP모건 프라이빗뱅크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 매슈 랜든도 "인플레이션 둔화와 경기침체로 이르면 내년 1분기 ECB의 금리인하가 정당화될 수 있다"고 동의했다.

이어 "ECB가 선진시장의 금리인하 사이클을 선도할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ECB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포함한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독일 채권 수익률은 3.4bp(1bp=0.01%포인트) 하락한 2.807%로, 6월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독일 DAX지수는 0.5% 상승해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프랑스 CAC40 지수는 0.6%, 영국 FTSE100지수는 0.6% 상승하는 등 유럽증시가 강세를 보였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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