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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 발언에… 친명조차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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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 발언에… 친명조차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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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선거제 논의 의총서 격론

李, 병립형·위성정당 활용 뜻 내비치자
이학영 등 “기득권 쥐고 자멸 기로에”
유인태 “노무현 정신 잇겠단 사람 맞나”
불체포특권 포기 이어 약속 파기 논란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인가.”(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이 말 한마디에 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가 이례적으로 한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 대표가 지난 28일 유튜브에 나와 22대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해 위성정당을 활용할 뜻을 내비치자 계파를 막론하고 위성정당방지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당론 추진할 것을 이 대표에게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친명계조차 “비례 몇 석 얻으려다 중도층이 등을 돌릴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자에 앉아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자에 앉아 있다. 뉴시스


이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 “위성정당을 금지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라는 요구가 분출하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엔 또 한 번 흠집이 나게 생겼다.

민주당은 30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선거제 개편 및 위성정당금지법 추진 여부 등을 논의했다. 발언한 의원이 28명에 달했다고 윤영덕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표의 ‘멋진 패배 무용론’에 대한 반감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격론을 벌였으나 결론은 나지 않았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취재진에 선거제 관련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고 전하며 “연동형·병립형 비례제를 두고 논의를 더 해보자(는 것)”고 했다. 다만 “우리 당은 비례대표를 늘리고 지역구 의석을 줄이는 게 기본원칙”이라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당 중앙위원회를 열어 찬반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고, 김승남 의원은 “(의견대립이) 워낙 팽팽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앞서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를 병립형으로 회귀시키고, 위성정당도 활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반발을 자초했다. 이 발언은 민주당 의원 75명이 위성정당방지법을 발의한 데 이어 이탄희 의원이 해당 법 처리를 이 대표에게 촉구하며 현 지역구(경기 용인정) 불출마를 선언한 와중에 나왔다.



위성정당을 바라보는 원내 시선은 싸늘하다. 위성정당방지법을 대표발의한 김상희 의원은 “현행 선거제를 과거로 회귀하겠다는 것은 정치개혁의 의지를 우리 스스로 뒤집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친명계인 이학영·김두관·민형배 의원도 기자회견에서 “국민과의 약속과 눈앞의 이익 중 무엇을 선택할지, 기득권을 내려놓을 것인지 기득권을 쥐고 자멸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섰다”고 강조했다.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CBS라디오에 나와 이 대표를 향해 “자기가 무슨 놈의 노무현 정신을 이어받은 사람인가”라며 “노무현의 삶을 진짜 바보라고 생각하는 게 이재명”이라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생전 ‘원칙 없는 승리’보다 ‘원칙 있는 패배’를 중시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뉴시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뉴시스


이 대표는 그간 ‘노무현 정신’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지난해 2월 서울 명동에서 연 대선 후보 출정식에선 “비례대표제를 왜곡하는 위성정당을 금지하겠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노 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당당하게 지는 길을 가자, 부당하게 이기는 길을 가면 이기는 게 아니라는 걸 공감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불체포 특권 관련 말 바꾸기 논란도 일으켰다. 그는 지난 6월 국회 연설에서 “저에 대한 정치 수사에 대해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했다. 원고에 없던 발언이었다. 대여 공세를 위해 던진 승부수로 해석됐다. 그런데 지난 9월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자 표결 전날 페이스북에 부결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배민영·김현우·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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