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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불륜 걸린 50대, 뺨 맞고 음주운전해 도망…무죄 주장했지만 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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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부녀와의 불륜 사실을 유부녀 남편에게 발각당해 뺨을 맞자 차로 도망간 뒤 만취 운전을 한 5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폭행을 피하려고 운전을 한 것이라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민성철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김모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5월 9일 오전 1시쯤 서울 송파구의 한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약 2m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29%로 조사됐다.

당시 김씨는 지인 관계인 여성 A씨와 식사를 한 뒤 대리운전을 통해 A씨를 집 앞에 전날 오후 11시쯤 데려다줬다. 이후 대리기사는 차에서 내렸고 이들은 약 2시간 정도 차 안에서 시간을 보낸 뒤 차에서 내렸다.

이후 김씨는 귀가를 위해 다시 대리기사를 호출했다. 그러나 돌연 A씨 남편이 현장에 등장했고 김씨는 A씨 남편에게 뺨을 맞았다. 대리기사는 그 장면을 보고 현장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운전석에 탑승한 뒤 3초간 2m를 운전했다.

김씨는 A씨 남편의 폭행을 피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운전했다며 자신의 음주운전 행위가 긴급피난 또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어쩔 수 없이 법규를 위반한 것이라 죄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법원은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 부장판사는 "김씨가 차량을 운전한 시점은 대리기사가 김씨와 A씨 남편 사이에 실랑이가 있자 현장을 떠난 시점이었다"며 "그때는 A씨 남편이 김씨에 대한 폭행을 멈춘 시점이어서 당시 김씨가 급박한 위험에 직면했다고보기 어렵다. 설령 위험이 여전히 있었다 하더라도 김씨가 음주 상태에서 차량을 운행하는 것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1995년, 2001년, 2018년 세 차례에 걸친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민 부장판사는 "최종 전과로부터 5년 이내에 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음으로 김씨의 책임이 결코 작지 않다"고 했다.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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