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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반군 잇단 승전보에 국경 접한 中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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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미얀마의 소수민족 무장 단체인 카레니민족방위군(KNDF) 소속 군인이 11일 무기 상태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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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이 지난 25일 나흘 일정으로 미얀마 접경지대에서 최신 군 장비를 동원해 대규모 실전 훈련에 나섰다. 중국군 남부전구는 “변경 지역 봉쇄·통제와 화기 운용 능력을 검증하고, 돌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훈련”이라면서 “국가 주권과 변경 안정, 인민의 생명·재산을 결연하게 보호하겠다”고 했다. 중국군이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국경을 맞댄 미얀마 정세가 최근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021년 2월 쿠데타를 일으켜 민간 정부를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했다. 민간 정부의 구심점 아웅산 수지(78) 당시 국가고문에게 부패·국가기밀 누설 등 혐의를 적용해 징역 총 27년을 선고했고, 저항 세력을 유혈 진압해왔다. 그러나 최근 반군 연합 세력이 군부에 대해 큰 승리를 거두고 중국 접경 지역까지 세력을 넓히자, 현지 치안 상황에 불안을 느낀 중국군이 실전 훈련까지 벌이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은 불과 한 달 전이다. 지난 10월 27일 미얀마 동부 샨주에서 반군 조직인 아라칸군·미얀마민족민주동맹군·타앙민족해방군이 결성한 ‘삼형제 동맹’이 정부군을 기습 공격한 뒤 최근까지 교전이 이어졌다. 정확한 인명 피해 상황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고위 지휘관을 비롯해 상당수의 정부군이 사망했고, 핵심 군사 시설들이 넘어갔다. 이 공격은 벌인 날짜를 따서 ‘1027 작전(Operation 1027)’으로 명명됐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1027 작전’은 군부 세력의 집권 정당성이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극적인 사건”이라고 했다. 비정부기구(NGO) 국제위기그룹의 미얀마 전문가 토머스 킨은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군부가 이렇게 많은 도시와 기반 시설을 잃은 적은 없었다. 군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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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성규


‘1027 작전’ 성공을 발판 삼아 ‘삼형제 동맹’은 동북부에서만 140여 개의 주요 군 주둔지를 빼앗았고, 수백 명 정부군의 투항을 받아냈다. 반군은 특히 군부 진영을 겨냥해 수백 발의 드론을 투하하며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각자 활동하던 반군 세력들이 세력을 연합했다는 점은 과거에는 보기 어려운 장면”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반군의 세력 강화로 이 지역이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돼 자국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지난대학동남아연구소장 장윈은 “중국은 대문 앞이 소란스러운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면서 “윈난성과 붙어 있는 미얀마의 긴장 정세가 계속되면 중국의 지역 안정도 영향받기 때문”이라고 했다. 윈난성과 맞닿은 미얀마 샨주는 중국이 미얀마 군부와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핵심 지역이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반군과 군부의 교전이 격화될 경우 2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될 경우 중국의 접경 지역 치안이 악화되고 이 지역을 기반으로 추진되던 일대일로 프로젝트들도 경고등이 켜진다.

이런 상황은 중국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앞서 미얀마 무장 단체들이 중국의 미얀마 보이스피싱 소탕 작전에 협력하면서 세력 확대의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최근 미얀마에서 중국인을 상대로 보이스피싱과 마약 범죄가 증가하자 군부에 단속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서방의 경제 제재에 직면한 군부에 있어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대표적 지원 세력이었다. 그러나 군부는 미온적으로 대처했고, 결국 중국은 반군 무장 단체에 자금과 무기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범죄 조직 소탕에 나섰다. 이에 단기간에 세력을 키운 반군이 군부를 위협하고 중국을 긴장시키기에 이른 것이다. 반군의 세력 강화로 중국과 군부의 밀월 관계에는 금이 가고 있다. 군부 최고 지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최근 “중국의 암묵적 지원이 없었다면 반군 공격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1027일 작전’으로 일격을 당한 군부는 반군에 맞서 위축된 모습이 역력하다. 민 스웨 대통령 권한대행은 최근 군부 회의에서 “이 상황을 정부가 통제하지 못하면 나라가 쪼개질 위험이 있다”고 했다. 군부 최고위 인사가 국가 분열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군부는 최근 모든 공무원과 군 복무 경험자를 상대로 비상 대비 태세 명령을 내렸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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