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을 비롯한 호흡기 질환이 확산하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당국에 관련된 자세한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14일 중국 베이징의 한 어린이 병원에 마스크를 쓴 환자들이 대기하는 모습. /사진=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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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에서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질병이 급속도로 퍼지자 보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주변국, 한국 교민 사회 등도 상황을 지켜보며,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27일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미펑 대변인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모니터링 결과 최근 호흡기 감염성 질병은 인플루엔자를 위주로 한 것으로, 리노바이러스와 마이코플라스마폐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아데노바이러스 등이 중첩된 것”이라며 주의를 요구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적시에 공개적·지속적인 소아과·발열 클리닉 등 의료기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인터넷 병원과 기층 의료·위생기관이 역할을 발휘해 대중이 가깝고 편리하며 질서 있는 진료를 받게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위건위는 마스크 착용과 잦은 환기, 손 씻기 등 위생 습관을 지키고 사회적 거리 두기에 힘쓰며 사람이 몰리는 대형병원이 아니라 우선 지역 의료기관과 소아과를 방문하라고 권고했다.
중국은 올해 여름부터 전국에서 발병하기 시작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겨울철 들어 더 기승을 부리고 인플루엔자 등 다른 바이러스까지 확산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무원 합동 예방·통제 메커니즘은 ‘동계·춘계 코로나19 감염 및 기타 중점 전염병 예방·통제 업무를 잘 해내는 것에 관한 통지’를 내고 항만에서 출입국자 체온 검사와 의학 순찰, 역학조사 등 조치와 함께 바이러스 변이 모니터링을 진행하라고 명령했다.
마이코플라스마는 바이러스와 세균의 중간 영역에 위치하는 미생물로 주로 폐렴, 관절염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이 감염되는 이 폐렴은 전염 속도가 빠르고, 기존 항생제 치료 효과가 낮은 데다 폐부전 등 병세 악화 사례도 적지 않다.
일부 학교는 폐렴이 확산하자 임시 휴교에 들어갔으며, 감염자가 발생한 유치원이나 학교의 학부모들은 전염을 우려해 등교시키지 않는 경우도 있다.
교민 거주지 밀집 지역인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의 일부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자녀와 함께 약을 보내도, 아동에게 복용 시킬 수 없다고 부모에게 통보했다. 그러면서 질병이 발생하면 병원에서 완치 증명서를 받아와야 등원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위쳇(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병원, 의약품 등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교민들도 늘고 있다.
일선 소아과는 어린이 환자가 크게 늘어 진료 시간을 연장했으며, 특정 약품은 공급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가격이 치솟는 상황이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왕화칭 면역 계획 수석 전문가는 “모니터링 결과 호흡기 감염 질환은 연령대에 따라 유행하는 주요 병원체가 다르다”면서 “▲1~4세는 인플루엔자와 리노바이러스 ▲5~14세 인플루엔자, 마이코플라스마폐렴, 아데노바이러스 ▲15~59세 인플루엔자, 리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60세 이상 인플루엔자,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라고 설명했다.
중국 국가인플루엔자센터가 지난 23일 발표한 모니터링 보고서를 보면 이달 13∼19일 중국 남부와 북부 성들에서 인플루엔자 양성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A아형(H3N2)과 B형(빅토리아)이 주로 검출됐다.
WHO와 주변 국가도 중국의 감염병 상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WHO는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 내 호흡기 질환자 증가 현상에 관해 현지 보건당국으로부터 사전에 요청한 데이터를 입수했으며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수십만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진 인도 역시 인접국인 중국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과 조류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감염병이 번지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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