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메이저리그 단장(Generl Maneger) 출신 칼럼니스트 짐 보우덴이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현재 보스턴 레드삭스 2루수 자리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선수"라는 평가를 내놨다. 다만 김하성이 올겨울 유니폼을 갈아입을 가능서은 낮게 내다봤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 21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시나리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보우덴이 팬들이 궁금해하는 25가지 주제에 대한 답변을 내놨다.
보우덴은 보스턴이 샌디에이고에서 김하성을 데려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 것 같다는 질문을 받았다. 보스턴은 현재 2루수 자리가 무주공산이다. 올해 규정타석을 채운 2루수가 없어 현실적으로 외부 영입을 통한 전력 보강이 없다면 내년 시즌 내야진 운영이 쉽지 않다.
보우덴에게 질문한 팬은 "모두 소토에게 주목하고 있지만 나는 김하성이 보스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선수라고 보고 있다. (김하성을 영입한다면) 보스턴은 유격수 수비가 가능한 메이저리그 최고 2루수를 보유하게 된다"며 김하성의 보스턴행을 희망했다.
보우덴은 일단 보스턴이 신시내티 레즈의 조나단 인디아, 뉴욕 양키스의 글레이버 토레스를 트레이드로 데려오기 위해 협상을 벌인 소식을 전했다. "2루가 보스턴의 (보강) 우선 순위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조나단 인디아는 올 시즌 119경기 타율 0.244(454타수 111안타) 17홈런 61타점 OPS 0.745의 준수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2021 시즌 150경기 타율 0.269(532타수 143안타) 21홈런 69타점 OPS 0.835로 혜성처럼 등장한 뒤 지난해 103경기 타율 0.249(386타수 96안타) 10홈런 41타점 OPS 0.705로 주춤했지만 올해 다시 타격 능력을 회복했다. 1996년생으로 나이도 젊은 편이다.
글레이버 토레스도 보스턴이 원할 수밖에 없는 선수다. 올 시즌 158경기 타율 0.273(596타수 163안타) 25홈런 68타점 OPS 0.800, 지난해 140경기 타율 0.257(526타수 135안타) 24홈런 76타점 OPS 0.761로 맹타를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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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보스턴이 조나단 인디아와 글레이버 토레스를 영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미국 매체들의 시각이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보스턴의 두 라이벌 구단이 실제로 이 정도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보우덴은 조나단 인디아, 글레이버 토레스를 언급한 뒤 김하성의 이름도 거론했다. "올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김하성이 보스턴에 완벽히 맞는 핏(fit)이다"라고 강조했다.
김하성은 빅리그 데뷔 시즌을 보낸 2020년 117경기 타율 0.202(267타수 54안타) 8홈런 34타점으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유격수, 2루수, 3루수까지 내야 전 포지션에서 보여주는 뛰어난 수비력과 주루 센스는 인정받았지만 타격은 기대에 못 미쳤다.
하지만 2022 시즌 150경기 타율 0.251(517타수 130안타) 11홈런 59타점 OPS 0.708로 공격력이 크게 향상됐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유격수 수비까지 선보이며 샌디에이고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선정되며 빅리그 전체가 주목하는 내야수가 됐다.
김하성은 2023 시즌 포지션을 2루수로 옮기는 변화 속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152경기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38도루 OPS 0.749로 샌디에이고의 리드오프로 맹활약했다.
샌디에이고가 올 시즌을 앞두고 유격수 잰더 보가츠를 2억 8천만 달러(약 3487억 원)의 초대형 계약과 함께 영입하면서 김하성의 팀 내 입지가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트레이드설도 꾸준히 제기됐다.
결과론이지만 김하성의 샌디에이고 잔류는 팀과 자신 모두에게 신의 한수가 됐다. 김하성은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렸고 샌디에이고는 공수 겸장 2루수를 얻었다.
김하성은 최근 한국인, 그리고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까지 수상했다. 유틸리티 부문 황금장갑을 품고 기분 좋게 2024 시즌 개막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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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는 밥 멜빈 감독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팀을 옮기고 마이크 쉴트 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쉴트 감독과 샌디에이고 구단 입장에서는 기량이 검증되고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김하성을 타 구단에 쉽게 내줄리가 만무하다.
보우덴은 이 때문에 "보스턴에게는 불행하게도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트레이드 시킬 생각이 없다"며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에게 내년 연봉 800만 달러(약 103억 원)을 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은 2020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키움 히어로즈에서 샌디에이고로 이적했다. 4년 총액 2800만 달러(약 362억 원)의 계약을 맺어 2024 시즌까지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는다. 구단과 선수가 모두 원할 경우 1년 더 계약을 연장하는 뮤튜얼 옵션(mutual option)이 있기는 하지만 김하성의 가치가 치솟은 현재 김하성이 내년 시즌 종료 후 새 계약을 원할 가능성이 높다.
보우덴은 다만 "모든 선수는 적정가에 거래가 가능하다. 보스턴이 내야 유망주 닉 요크와 투수 태너 하우크를 트레이드 매물로 활용할 수 있다면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이 (트레이드를)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2년생인 닉 요크는 올해 보스턴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A 팀에서 110경기 타율 0.268(444타수 119안타) 13홈런 61타점 18도루 OPS 0.785의 성적을 찍은 특급 유망주다. 호타준족 대형 내야수로 주목받고 있다.
1996년생 우완 태너 하우크는 빅리그에서 검증된 자원이다. 올해 32경기 60이닝 5승 4패 8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15, 지난해 18경기 69이닝 1승 5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52의 준수한 성적을 찍었다.
소문의 당사자인 김하성은 일단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이야기는 개의치 않고 있다. 지난달 귀국 후 휴식을 취하면서 내년 2월 스프링캠프 참가 전까지 몸을 만드는 부분에만 집중하고 있다.
김하성은 지난 20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처음엔 트레이드 이야기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지금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며 "트레이드돼도 결국 다른 팀에서 나를 필요로한 것 아닌가. 어느 팀이든 출전 시간이 주어진다면 상관없다. 개인적으론 샌디에이고가 좋다"고 밝혔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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