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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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보관금액은 34억6410만달러(약 4조4583억원)로 홍콩을 포함한 중국 주식 보관금액 29억4795만달러(3조7940억원)을 앞질렀다. 일본 주식 보관액은 지난해 말(26억1109만달러)보다 32.67%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주식 보관액은 전년 말 38억5213만달러에서 23.47% 감소했다. 보관액은 국내 투자자가 증권사를 통해 거래한 해외 주식을 예탁결제원이 보관하고 있는 규모다.
올해 1월까지는 중국 주식 보관액(44억2278만달러)이 일본 주식 보관액(28억4398만달러)보다 훨씬 많았다. 지난 8월부터 일본 주식 보관액(34억3649만달러)이 중국 주식 보관액(31억2197만달러)을 추월했고, 이후로도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일본 주식과 중국 주식 보관액 차이는 올해 8월 3억1452만달러에서 11월 5억1615만 달러로 커졌다.
중국 주식의 투자 규모가 줄어든 건 중국의 경기 침체가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기대에 못 미쳤고, 중국 대형 부동산개발업체인 헝다와 비구이위안이 채무불이행 사태에 빠지면서 부동산 위기도 심화했다. 중국 소비 심리의 바로미터인 광군제에서도 부진한 중국 내수 경기 분위기가 반영돼 예년만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홍콩 항셍지수는 11% 하락했다.
일본 증시는 최근 들어 상승세를 재개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5~7월 33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하다가 잠시 주춤한 뒤 지난달 상승 흐름을 되찾았다. 이달 20일 장중 3만3853.46까지 치솟으며 3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거품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한 1990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닛케이225지수는 연초와 비교하면 약 30% 올랐다.
일본 증시가 활기를 띠는 건 엔저(円低·엔화 가치 하락) 현상이 지속되는 데다 일본 기업이 호실적을 거둔 영향으로 보인다. 전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47엔선에서 머물렀다. 올해 1월 128엔에 거래된 데 비하면 연초보다 엔화가치가 약 15% 떨어진 상황이다. 엔저 현상으로 일본 기업의 실적도 성장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상장기업의 올해 상반기(4~9월)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순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2~3월 일본 주식을 순매도했던 투자자들은 지난 4월부터 순매수로 전환했다. 이달(20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순매수규모는 3245만달러(약 418억원)로 집계됐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은 모두 수익을 냈다. 토리도리·화낙·미쓰비시상사·히타치제작소·토요타자동차 등 기업의 11월 평균 주가 상승률은 7.9%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에서는 엔화 약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화 완화 정책을 고수해 온 일본은행(BOJ)이 통화 정책 정상화로 가고 있지만, 시장 예상치를 충족하지 못해 엔화 강세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당분간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물가 목표 2% 달성이 가까워져야 완화 정책 종료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엔화 하락 폭이 더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여전히 4분기 이후 미국 경제성장률을 앞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 통화정책이 추가 완화로 나아갈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소가윤 기자(s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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