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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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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뛰었다"…'日주식 싹쓸이' 투자 귀재 따라 타더니 '흐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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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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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가 고공행진 중이다. 엔화 약세가 일본 기업들의 이익 체력을 개선시킬 것이란 장밋빛 전망 때문이다. '잃어버린 30년'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냐는 시각과 함께 일학개미들(일본 주식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도 웃음짓는다.

21일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89포인트(0.1%) 내린 3만3354.14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최근까지도 일본 증시는 상승했다. 지난 19일엔 장중 3만3800선까지 치솟으며 일본 거품경제 붕괴 이후 3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엔화가치 하락이 일본 증시를 들썩이게 만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 20일 865.83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970원대로 출발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약 11% 하락한 상태다.

글로벌 주요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렸지만 반대로 일본은 디플레이션 극복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쳤다. 이에 따른 금리 격차로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엔화가치가 떨어지면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제조업 기반 수출에 의존하는 일본 기업들은 엔화가치가 하락하면 환차익을 볼 수 있다. 일본의 상장기업 상반기 회계연도(4~9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약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시다 정권의 국내 투자 촉진책도 내년 경기 회복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일본도 한국과 비슷하게 IT(정보기술), 기계, 자동차 수출 중심으로 기업들 매출이 구성되는데 엔화가 약세를 띠면서 이들 이익에 대한 눈높이가 많이 높아졌다"며 "특히 도요타와 같은 자동차 산업은 엔화가 약세일수록 증익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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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올해 일본 주식을 쓸어담았다. 미쓰비시, 이토추 등 일본 종합상사 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 일학개미들도 버핏 회장을 따라 일본 주식을 사들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초부터 지난 20일까지 일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개별 종목은 소니(2284만달러), 화낙(1429만달러), 닌텐도(1404만달러), 마루베니(839만달러) 등이었다.

일본 증시 상승에 베팅해 ETF(상장지수펀드)를 사들인 일학개미들도 웃음짓는다. 도쿄증시 1부 종목을 모두 반영한 토픽스(TOPIX) 지수를 2배 추종하는 ACE 일본TOPIX레버리지(H) ETF는 올초부터 이날까지 59.93% 상승했다. 닛케이225지수를 추종하는 TIGER 일본니케이225 ETF도 같은 기간 22.09% 상승했다.

KODEX 일본TOPIX100(16.19%), TIGER 일본TOPIX(합성 H)(26.18%), ACE 일본Nikkei225(H)(31.75%) 등도 수익이 났다. 올해 상장한 일본 반도체 기업 ETF인 ACE 일본반도체(2.47%), TIGER 일본반도체FACTSET(15.54%)도 상승했다.

반면 엔화가치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엔화 선물지수를 추종하는 TIGER 일본엔선물은 올해 9.05% 하락했다. 한투 일본 엔선물 ETN C(-5.9%), 메리츠 KAP 레버리지 일본 엔화 ETN(-7.5%) 등 엔화 관련 ETN(상장지수증권) 상품들도 올해 상장 후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일본 중앙은행이) YCC(수익률곡선통제)정책을 종료하는 것처럼 양적인 정책을 조정하거나 소폭이나마 금리를 움직이는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여전히 일본의 통화정책이 정상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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