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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와 메이저리그의 왕조들 [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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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한 LG 선수들이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LG트윈스와 KT위즈의 한국시리즈 5차전을 마치며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이 염경엽 감독, 차명석 단장, 주장 오지환과 트로피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2023.11.13.잠실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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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스포츠에서 ‘다이너스티(왕조)’는 오랜 시간 동안 리그를 지배하는 팀이다. 그러나 공식적이지 않기 때문에 주관적이다. 스포츠 왕조를 정의하기에는 사용할 수 있는 변수와 기준에 대한 합의가 부족한 터라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는 자주 논쟁을 제공한다.

메리엄-웹스터 사전에 왕조를 “성공적인 시즌이 장기간 지속되는 스포츠 프랜차이즈”로 설명한다.

대략 챔피언십 3회 연속 우승 또는 5~6년 사이에 정상을 3회 이상 차지할 때 왕조라고 칭한다. 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경우 2015년~2019년 5년 연속 파이널에 진출해 3차례(2연패 포함) 우승에 성공해 ‘다이너스티’로 평가받는다. 백악관에 초청받았을 때 조 바이든 대통령도 워리어스 왕조라고 말했다.

스테펀 커리, 클레이 톰슨, 드레이몬드 그린과 스티브 커 감독이 이룬 왕조다. NBA 역대 최고의 센터 윌트 챔벌레인이 1959~1965년까지 6시즌을 워리어스에서 뛰었지만 왕조를 만들지는 못했다.

NBA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왕조는 매우 독특하다. 왕조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하다. 미국 스포츠에서 스몰 마켓으로 가장 성공한 샌안토니오는 1999년에서 2014년 16년 동안 5차례 우승을 거둬 명문 구단으로 도약했다. 하지만 단 한 차례도 정상 2연패에 성공한 적이 없다. 역대 미 스포츠의 왕조는 최소 2연패를 작성했다.

지난 13일 LG 트윈스는 잠실에서 KT를 누르고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탈환했다. KS MVP 오지환은 “내년에도 우승하고 왕조를 이루겠다”라고 팬들 앞에서 다짐했다.

스포츠에서 왕조를 이룬다는 것은 쉽지 않다. 안정된 전력 유지, 프런트의 끊임없는 선수발굴과 적절한 세대 교체, 팀 케미스트리, 감독의 지도력, 팬들의 성원 등이 어우러져야 한다. 왕조의 공통점은 팀과 감독이 함께 한다는 점이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의 최초 왕조는 해태 타이거즈다. 왕조 기간이 가장 길다. 1986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시작으로 1997년까지 12년 동안 4연패(1986~1989년)를 포함해 8차례 정상에 우뚝 섰다. KS 4연패는 삼성 라이온즈와 최다 타이 기록이다.

김응용 감독이 이끌었던 해태는 수 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그러나 1986년~1997년 8회 우승 동안 이강철, 이종범을 제외한 KS MVP는 슈퍼스타가 아니다. 김정수, 김준환, 문희수, 박철우, 장채근 등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는 선수들이 수상했다. 가을 야구의 의외성을 해태 KS 우승에서 잘 드러난다. 국보급 투수 선동열은 KS MVP를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다.

해태의 뒤를 이은 게 김재박 감독의 현대 유니콘스다. 1998년~2004년까지 7년 동안 4회 우승에 성공했다. 이후 현대는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왕조가 해체되는 불운을 맛봤다.

KBO 사상 3번째 왕조는 삼성이다. 1985년 전·후기 통합 우승 이후 1990년 암흑기를 거친 삼성은 구단의 적극적인 투자와 우승 청부사 김응용 감독을 영입하면서 왕조의 틀을 마련했다. 2002년~2006년 5년 동안 김응용, 선동열 감독(2회)이 3차례 우승에 성공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왕조는 류중일의 2011~2014년 4연패다. 삼성의 순수한 왕조 시대다.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SK 와이번스도 성공한 야구팀이다. 2000년에 쌍방울 레이더스를 흡수해 새롭게 창단한 SK는 강병철-조범현을 거쳐 김성근 시대에 이르러 4년(2007~2010년) 동안 3차례 정상에 오르면서 다이너스티를 만들었다.

두산은 김태형 체제에 2015년~2021년 7년 연속 KS 진출의 대기록을 세우며 3차례 우승을 차지해 왕조 대열에 올라섰다.

KBO리그의 왕조 시대를 연 팀은 해태, 현대, SK, 삼성, 두산이다. 아직은 10년 단위를 바꾸어서 제2의 왕조를 이룬 팀은 탄생하지 않았다.

스포츠서울

지난 28일 월드시리즈 1차전을 앞둔 텍사스 알링턴의 레인저스 홈 글로브 라이프 필드. 메이저리그는 1998년~2000년 뉴욕 양키스의 3연패 이후 WS를 2연패 한 팀이 배출되지 않고 있다. 알링턴(텍사스주)|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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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는 통산 27차례 월드시리즈를 우승한 뉴욕 양키스가 최다, 최장기간 왕조를 이룬 팀이다. 미 언론은 양키스의 왕조를 1921~1964년, 1996년~2000년 조 토리 시대로 구분한다. 1920년대 루 게릭과 베이브 루스는 4차례 WS 우승을 엮어냈다. 이후 조 디마지오는 1930년대와 40년대 6회 우승을 일궈냈다. 미키 맨틀과 포수 요기 베라는 1950년대와 60년대 초반 8차례 우승을 합작했다. 초창기 44년 동안 29차례 WS 진출해 20회 우승을 거둔다.

1996년-2000년 데릭 지터, 마리아노 리베라는 4개의 우승 반지로 양키스의 마지막 왕조를 만들었다.

MLB의 왕조는 데드볼 시대 1903~1918년 보스턴 레드삭스, 1910~1914년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1942~1946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1959~1966년 LA 다저스, 1970~1976년 신시내티 레즈, 1971~1975년 오클랜드 에이스, 2010~2014년 SF 자이언츠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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