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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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문가들은 일본의 디플레이션 탈피,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이유로 일본증시의 추가 상승을 점친다. 다만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정상화, 엔화 강세 등의 가능성이 존재해 현재의 상승세가 오래가지 않을 거란 지적도 존재한다.
일본 증시의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지수는 20일 전 거래일 대비 0.59% 하락한 3만3388.03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990년 3월 이후 33년 8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었지만, 이후 단기적인 시세 과열을 경계한 매도세에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다. 중화권 증시에서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장 초반 하락 폭을 모두 만회하며 전 거래일 대비 0.46% 오른 3068.32로 장을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1.59% 뛴 1만7732.36을 기록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장중 거품경제 붕괴 이후 최고치인 3만3853까지 올랐다. 지난 17일 미국 뉴욕증시 상승 흐름이 아시아 시장으로 이어진 가운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중단 기대와 미 장기금리 하락이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앞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연준의 금리인상 행보가 중단됐다는 전망에 지난 17일 한 때 2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주요 기업의 실적호조도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됐다. 33년 만의 최저 수준에 가까운 엔화 가치는 기업 실적에는 도움이 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업들의 호실적 발표에 힘입어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17일 기준 이달에만 2700엔(포인트) 이상 올랐다"고 전했다. 닛케이225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20일 기준 27.88%로, 미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17일 기준 17.57%)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국 지수(2.11%)를 웃돈다.
라쿠텐 증권의 구보타 마사유키 수석 전략가는 "일본 주식 상승의 원동력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성장 가속화라고 본다. 올해 명목 GDP 성장률은 5.3%로 예상됐다. 이 성장률이 4%를 넘어선 것은 거품경제 붕괴 시기인 1991년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부활이 명목 GDP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물가 상승은 민생에는 걸림돌이나 기업이익 측면에서는 호재"라고 설명했다.
구보타 전략가는 또 외국인 투자자가 일본 주식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오랜 기간 지속된 디플레이션과 엔화 약세로 일본의 물가, 임금, 주가, 부동산 가격이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저렴한 수준이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건스탠리의 세레나 탕과 비시와나스 티루파투르 전략가 역시 "일본의 통화 재팽창이나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해외 투자자의 자본 유입 확대가 일본증시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반론도 있다. 기업 실적을 개선시킨 배경에 엔저가 있는데, 앞으로 미국 금리가 떨어지고 일본은 금리가 오르는 방향이 예상되는 만큼 금리차 축소로 엔화는 강세를 띨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즈노 증권의 우에노 야스야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유럽 중앙은행에선 금리인하 목소리가 나오지만 일본에서는 BOJ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 금리인상이 예상된다. 서방과 일본 중앙은행의 금융정책 방향성 차이는 엔고(엔화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일본증시의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긍정론을 편 구보타 전략가 역시 BOJ의 금융정책 변경 등으로 엔화 환율이 예상보다 높게 오르면 이는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달러 대비 엔화는 1.52엔 하락(엔화 가치 상승)한 148.91~93엔을 기록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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